단오에 두루 마셨던 것으로 전해오는 창포주
고려말 익제 이제현의 ‘단오’ 시에서,
포은 정몽주가 둔촌 이집에게 보낸 시에서도 등장
창포주 제법은 허준의 ‘동의보감’과 서유구의 ‘임원십육지’에도 등장한다.창포뿌리를 썰어 찹쌀과 누룩을 섞어 술을 빚는데 중풍을 치료하고 수명을 연장하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약이 많아진 시대에 술을 약 대신한다는 것은 술꾼들의 핑계겠지만,술을 마시되 몸을 아끼려고 했던 옛 사람의 지혜를 창포주에서 엿볼 수 있다.이번 선발대회의 출품주는 창포 막걸리로 한정되어 있어,모두가 탁했다.막걸리는 약주나 소주보다는 집에서도 쉽게 빚을 수 있어,참여율을 높이기 위해서 주최측이 막걸리로 한정했다.출품된 막걸리는 대부분 물을 타지 않은 원주여서 알코올 도수가 높고,농도도 짙었다.그래서 알코올 도수 6도인 청량한 막걸리에 견주었을 때 도수가 2배 이상 높아 쓴맛이 돌고,묵직하면서도 단맛이 강하게 돌았다.게다가 창포 뿌리를 달여서 넣거나,창포 뿌리즙을 넣어 약재의 쓴맛이 도드라진 술들도 있었다.
심사가 끝나고 시음하면서도 창포탁주를 조금씩 맛볼 수는 있어도,편하게 마시기는 쉽지 않았다.출품자들이 향기 있고 밀도 있는 원주를 그대로 내놓다보니 벌어진 일이기도 했다.상을 받은 술들도 도수가 높아 사납고,강렬하고,달콤해서 사람의 혼을 빼놓았다.그래서 앞으로 심사기준은 상품성까지 고려하여,창포탁주는 알코올 도수가 12도 어름일 것이라고 하든지 아예 맑은 술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강릉 단오제를 통해서 창포주를 불러내는 작업은 무척 흥미로웠다.창포주가 상품으로서 가능하리라는 기대감도 갖게 하였다.올해 대회 입상작이 내년 단오제 행사장에 상품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돕고 싶기도 했다.잊혀진 창포주가 되살아오면 단오의 기운을 더해줄 것이고,음식으로서 문화로서 우리에게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