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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시대, 청년들의 일터

유현옥 2018년 06월 22일 금요일
▲ 유현옥 한국여성수련원장
▲ 유현옥 한국여성수련원장
나이 탓인지,친지 자녀의 혼인식에 참석할일이 많아졌다.대부분 전용 예식장에 가게 되는데 그곳의 풍경은 늘 소란스럽다.몇 개의 식이 이루어지므로 다음 예식을 기다리는 팀까지 겹치면 식장 입구는 시장통과 다름없다.얼마 전,친구 아들의 혼인식이 있었는데 각지의 동창들이 대거 참석했다.수 년 만에 만나는 친구들도 있고,오랜만의 해후는 반갑기 짝이 없는데 식장은 북새통이었다.우리도 그 속에서 서로를 찾느라 왔다갔다,전화를 하고….부산하기 그지없고 소란스러움을 더했다.

나에게도 혼인 적령기에 있는 아들이 있는 터라 ‘네 아이는 언제 결혼하니?’하는 물음을 여러 차례 받으며 혼인예식을 유심히 보았다.신랑엄마인 친구는 나로 대치되며 식에 몰입되었다.얼마 전에는 아이에게 결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그랬더니 돌아온 답이 적지 않은 충격이 되었다.여자 친구는 있지만 아직 결혼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직장에서 자리 잡지 못해서-그나마 내 아이는 취업을 한 상태다-누구를 돌보거나 할 마음의 여유가 없다,그리고 집은 마련해야 할 텐데 경제적으로도 안 되지 않냐?….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대화를 진전시키기가 어려웠다.이야기를 나눌수록 내가 가진 생각과는 거리가 먼 아이를 두고 논쟁을 할 수도 없고,세대차만 확인했다.내 아이는 특별히 뛰어나지 않은 보통의 요즘 청년이며 현실적인 문제에 퍽 민감하다.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취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더니 곧바로 취직을 하여 자력으로 살아가는 것에 무한히 감사하다.직장은 자신에게 썩 마음에 드는 곳은 아니어서 고민을 많이 하는 눈치인데 엄마로서는 다른 모험을 하지 않고 직장이라는 조직에 몸담고 있기를 바라기에 은근한 압력을 주곤 한다.객지 생활을 하는 아이가 가족을 만들어 이러저러 부대끼며 살아가기를 바라는데 그 문제는 아직 공감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나는 결혼주의자이다.다양한 형식의 가족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우리 아이만은 전통적인 혼인 제도를 유지했으면 하는 마음이라는 걸 고백한다.

혼인 적령기 자녀를 둔 엄마에게 다가오는 현실적 고민에 더해서 우리사회의 청년을 생각해본다.오랫동안 고국을 떠나 사는 내 아이도 이제는 고향에 오고 싶어 하지만 강원도에는 그를 받아줄 일자리가 적당하지 않다.어디 내 아이 뿐인가? 강원에서 태어났거나 학교를 다닌 청년들이 뿌리내리고 살고 싶어도 안정적인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경제력을 제공할 일터는 많지 않다.우리 세대는 보다 나은 일자리,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고향을 떠나 서울로,서울로 촉수를 뻗었다.형편이 여의치 못했던 나는 탈 강원도를 못한 게 늘 콤플렉스였고,그걸 극복하기 위해 무던히도 서울의 학원이나 문화공간을 드나들곤 했다.결국 강원도에서만 살아온 것은 사회생활 내내 나쁜 경력이 되곤 했다.

며칠 전 도와 자치단체장 당선인들의 TV토론을 보니 이구동성 지역의 일자리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하루아침에 기적이 일어날 일도 아니어서 ‘참 힘들겠다’는 안타까움이 일었다.그러면서 그 분들에게 희망을 걸어본다.‘강원시대’를 맞아 내 아이도 강원도로 올수 있지 않을까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희망을.

한마디를 덧댄다.얼마 전 내가 몸담았던 직장의 월급이 올해 많이 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회사사정이 좋아졌나보다.평소 그 분야에 별 관심도 없던 취준생 조카가 그 말을 듣더니 거기 취직하고 싶다고 한다.무한히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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