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은 “신문 없는 정부보다,정부 없는 신문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언론의 역할과 존재이유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말이다.언론이 본분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여론의 지탄을 받기도 한다.그러나 이런 부분적 일탈 때문에 언론 본연의 가치가 부정돼서는 곤란하다.언론을 사회의 공기(公器)라고 한다.언론은 기업으로서 명맥을 잇고 고유의 가치를 지켜야하는 딜레마가 있다.

최근 신문과 방송이 주도하던 언론환경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인터넷과 개인미디어의 진화속도가 상상을 뛰어넘는다.그러나 이런 기술과 외적 환경 변화가 언론고유의 기능과 정신을 바꿔놓을 수는 없다고 본다.언론을 언론이게 하는 것은 역시 권력과 기득권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고유의 역할이다.다매체시대의 도래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이런 전통적 언론의 역할과 가치는 오히려 부각돼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언론의 역할을 실증한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끈다.미국의 노터데임 대학과 시카고 일리노이 대학 연구팀이 지난 1996년~2015년 미국에서 지역신문과 해당 지역의 재정 상태를 조사했더니 ‘지역신문이 사라지면 지역경제가 나빠졌다’는 것이다.이 연구는 296개 지역신문이 있던 204개 지역 재정 상태를 분석한 결과 지역신문 폐간 후 지방정부의 비용이 증가하고 재정이 악화됐다고 한다.

한국신문협회는 이 연구팀의 조사결과를 인용,지역신문의 폐간이후 지역정부의 장기금융비용이 증가하고 결과적으로 납세자들의 부담이 늘어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밝혔다.언론의 감시견 역할이 사라지자 비효율성이 커졌다고 한다.금융기관이 신문이 없는 지역의 신용도를 그만큼 낮게 본 결과다.이번 연구결과는 지방자치시대의 진전과 아울러 지역 언론의 역할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주 강원도민일보 독자위원회가 열렸는데 6·13 지방선거 이후 여당 일색의 정치지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도지사와 18개 시·군가운데 11곳이 여당이고 지방의회도 여당이 절대 우위를 점한 때문이다.민의의 결과를 존중하지만 적절한 견제장치가 사라진 정치구도를 걱정한 것이다.이런 공백 때문에 언론의 역할이 더 막중해졌다고 말했다.토마스 제퍼슨이 ‘신문’을 강조한 이유를 재음미 해본다. 김상수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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