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급식종사원 폭염 속 근무현장
위생모·앞치마 체감온도 55도
무더위 속 노동력 부족까지 겹쳐
안전매뉴얼 준수 못하는 경우도
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선학교 급식 조리종사원들은 ‘찜통 조리실’에서 매일매일 아이들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16일 오전 10시쯤 춘천의 한 초등학교 조리실.학생과 교직원 등 420여명에 달하는 점심식사를 준비하느라 쉴새 없이 움직이는 조리사 5명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이들은 철저한 위생관리를 위해 위생모와 앞치마,장갑까지 착용한 채 100도가 넘는 가마솥 앞에서 뜨거운 음식을 조리하며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최근 조리 시간,세척 시간 급식실 온도를 측정한 결과 튀김 요리를 할 때 작업자 주변 온도가 44도,세척실 주변은 51.6도까지 올라갔다.
이 학교 조리실 내부에는 에어컨 2대가 가동되고 있었지만 체감온도가 55도까지 치솟는 ‘찜통 조리실’에서 일하는 이들의 더위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이날 춘천의 낮 최고기온은 34도를 기록했다.무더위 속 부족한 노동력이 이들을 더 지치게 하고 있다. 급식소 조리원 5명이 420여명의 식사를 준비하고 급식실을 관리하다보니 안전 매뉴얼을 지키지 못할 때가 많다.지침상 5㎏ 이상 물건은 두 명이 운반하게 정해져 있지만 촉박한 급식시간을 맞추다보면 20㎏에 달하는 밥솥이나 10㎏가 넘는 쌀도 한 사람이 운반해야 하는 상황이다.이 학교는 기존에는 20㎏의 쌀을 구입했으나 부족한 인원으로 조리원 혼자 운반해야하는 일이 빈번해지자 10㎏ 쌀로 바꿔 들여오고 있다.
조리사 A씨는 “무더운 날씨 속 화장실 갈 틈도 없이 하루 8시간을 꼬박 찜통같은 조리실에서 일해야 한다”며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고,식중독 우려까지 걱정해야 하는 여름철 학교 급식실은 노동강도가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라고 말했다.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강원지부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여름철 폭염으로 쓰러지기 전에 학교 급식실 안전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한귀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