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2차 상봉행사
남측 326명 혈육의 정 나눠
생사 모르던 가족 상봉에 오열
내일까지 12시간 만남 예정

▲ 다시 만난 형과 아우 남북의 이산가족이 분단 후 65년 만에 다시 만나 진한 혈육의 정을 나눴다. 8.15 계기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 첫날인 24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우리측 목원선(85) 할아버지와 북측의 형 목원희(86) 할아버지가 눈물의 상봉을 하고 있다. 이 형제는 한국전쟁 당시 각각 국군과 인민군으로 총부리를 겨눴다.  사진=공동취재단
다시 만난 형과 아우 남북의 이산가족이 분단 후 65년 만에 다시 만나 진한 혈육의 정을 나눴다. 8.15 계기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 첫날인 24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우리측 목원선(85) 할아버지와 북측의 형 목원희(86) 할아버지가 눈물의 상봉을 하고 있다. 이 형제는 한국전쟁 당시 각각 국군과 인민군으로 총부리를 겨눴다. 사진=공동취재단
24일 금강산에서 열린 제21차 이산가족 2차 상봉행사에 참가한 이산가족들의 절절한 사연은 1차 상봉때와 다르지 않았다.상봉장인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는 길게는 68년,짧게는 65년만에 그리운 가족들을 만난 감격에 곳곳에서 오열이 터져나왔다.

북측의 안갑수(83)씨를 만난 남측 동생 갑순(82)·광수(64)·영옥(60)씨는 한국전쟁 당시 38선 이북지역이었던 고성군 토성면에 살고 있었다.이곳 주민들은 38선 위아래로 피신을 다녔는데,갑수씨가 38선 위쪽으로 피난을 올라간 뒤로 가족들은 68년동안 그의 생사를 확인할 수 없었다.여동생 영옥씨는 “오빠가 죽은 줄 알았는데,살았다고 연락이 와서 우리를 찾는다고 하니까 놀랐다”고 울먹였다.

장구봉(82·속초)씨는 평생을 큰형님만 기다리다 지난 1999년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사진 등 가족 앨범을 들고 한국전쟁 당시 헤어진 큰 형님과 감격적으로 재회했다.

김정숙(81)씨는 북측 언니 김정옥(85)씨 손을 잡고 “언니가 가던 녹슨 철길 따라서 우리가 오늘 왔어.나는 언니 얼굴도 모르잖아.엄마 얼굴도 모르고.내 이름을 어떻게 기억했어”라고 말하며 계속 울었다.김정옥씨는 1949년 청진으로 돈을 벌러 간다고 떠난 이후 전쟁이 터지면서 양양에 살던 다른 가족들고 연락이 끊겼다.

휠체어를 탄 북측 언니 우기복(86)씨를 만난 우기주(79)씨는 언니의 두손을 꼭 부여잡고 “살아줘서 고마워”라며 눈물을 흘렸다.우기주씨는 언니 우기복씨가 전쟁직후 교육을 받으러 간다고 친척을 따라나선 이후 더는 언니를 만나지 못했다.

2차상봉단 중 최고령인 강정옥(100)할머니는 북측 동생 강정화(85)씨를 꼭 안아주고 쓰다듬었다.동생은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24~26일 열리는 이산가족 2차 상봉은 남측 81가족 326명이 헤어졌던 북측 가족들과 만난다.상봉단은 이날 단체상봉에 이어 환영만찬에서 가족들을 다시 만났다.

이튿날인 25일 개별상봉과 객실중식,단체상봉,마지막날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 순서로 총 12시간 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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