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종산업 과밀화로 출혈경쟁 과열
편의점 거래건수 전년비 36% 감소
점주 “사업장 늘고, 고객은 그대로”

“편의점 옆에 편의점이 있는데 매출이 줄 수 밖에 없어요.”

아파트 밀집지역인 춘천 후평동의 A편의점은 최근 진열제품 대부분을 30% 가량 할인하면서 점포를 정리했다.100m 안팎거리에 있는 B편의점과 인근아파트·상가 방문객 등 매출처가 겹쳐 영업손실을 견디다 못해 폐점한 것이다.

편의점업계의 근접출점 제한이 18년만에 부활되는 가운데 강원도내 편의점 등 주요상권이 동종업계 점포와 출혈경쟁에 시달리면서 창업위험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3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에 따르면 올 하반기 춘천,원주,강릉 등 도내 주요상권의 동일산업 경쟁분석 결과,창업 ‘위험’ 또는 ‘고위험’ 단계로 조사됐다.경쟁분석 평가는 안전,주의,위험,고위험 4가지로 구분된다.

최근 대단위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선 춘천 후평동 한 편의점업계 경쟁분석 평가는 창업 위험단계다.편의점 1곳당 평균고객거래건수가 올 하반기 초 5553건으로,전년동기(8689건)보다 3136건(36%) 줄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또 강원대 정문 입구인 춘천 효자2동 주변 편의점상권도 창업 고위험 지역이다.한 편의점과 50m 거리에 슈퍼마켓,반경 100m 인근에 다른 편의점이 있다.

원주 남부시장 사거리 주변의 편의점 상권도 마찬가지다.근접거리에 경쟁편의점이 속출해 창업 고위험지역이 됐다.이 지역 편의점의 창업후 정착을 위한 월간 수익은 4850만여원으로 산출됐지만,올 하반기 초 월간 수익은 편의점 1곳당 2500만여원 수준에 불과했다.대형병원과 대학이 있는 원주 개운동 주변 한식 및 백반,한정식 업종 창업에 대한 경쟁분석 평가도 고위험으로 나타났으며 1개 업체당 서로 출혈경쟁이 우려되는 상대음식점만 6개에 달했다.

강릉 중앙동의 상권도 일식 및 수산물 업종 창업시 위험지역으로 평가됐다.편의점 사업주인 김경희(56·춘천)씨는 “상권내 고객 수는 그대로인데 신규사업장만 늘고 있다”며 “소비층을 늘릴 대책이나 출혈경쟁을 막는 규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한편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최근 동종업계 점포의 근접출점을 제한하는 편의점업계 자율규약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승인받았다. 신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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