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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명(改名) 이야기

김상수 2019년 02월 22일 금요일
2015년 페이스 북 최고경영자 저커버그가 미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곧 출산할 딸의 이름을 지어달라 했다고 한다.이 이야기는 중국계 부인 프리실라 챈과의 사이에 태어난 딸 ‘맥스’의 출산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됐다.당시 저커버그는 백악관 만찬장에서 시 주석을 만나 작명(作名)을 부탁했었는데,시 주석은 책임이 너무 크다며 완곡하게 그의 청을 거절했다는 것이다.

이 에피소드는 그의 부인이 중국계라는 점과 세 번의 유산 끝에 어렵게 얻은 딸을 위한 특별한 부정(父情)이 작용한 것이라고 했다.그러나 페이스 북의 중국 진출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이야기까지 나돌며 해석이 분분했다.그 어떤 경우든 한 사람의 생애를 끌고 다녀야 할 이름을 짓는다는 것은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부탁하는 것도 부탁을 받아들이는 것도 어려운 것이 작명이다.

작명에는 나름의 원칙과 기준이 있다.중국에서는 예부터 그 유형을 5가지로 분류했는데 신(信),의(義),상(象),가(假),유(類)가 그것이다.낳을 때 이름이 될 만한 것이 있어 취하는 것을 ‘신’이라하고,덕(德)의 뜻을 붙여서 짓는 것을 ‘의’라하며,생김새에 따라 이름을 짓는 것을 ‘상’이라하고,태어날 때 관련이 있는 물건을 따서 짓는 것을 ‘가’라하며,부친과 관련이 있는 이름을 짓는 것을 ‘유’라고 한다는 것이다.

공자의 머리모양이 언덕을 닮아 이름을 구(丘)라고 한 것은 상,그 아들이 태어났을 때 물고기를 바치는 사람이 있어 이(鯉)라고 한 것 가에 속한다.노나라 환공(桓公)은 아들의 생일이 자신과 같다 해서 동(同)이라 불렀는데 이는 부친과 관련 있는 것을 취한 것으로 유에 해당하는 식이다.피하는 것도 있었는데 나라이름(國名),관명(官名),산천(山川),질병(隱疾),축생(畜牲),기폐(器幣·기물이나 옥백)가 이에 해당한다.

필자도 40대 후반 늦은 나이에 얻은 딸의 이름을 고민하다가 지각 출생신고를 한 머쓱한 전력이 있다.벼락치기로 적당히 이름 정했다가 두고두고 후회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어감이나 의미 때문에 오해를 받거나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강원 도내 법원에는 매달 350여 건의 개명(改名) 신청이 접수되고 있는데 해마다 4500명을 웃돈다고 한다.이름을 바꿔서라도 팔자가 펴진다면 탓할 일은 아닐 것 같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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