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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시선] 평화시대 이후의 평화지역

최문순 2019년 02월 26일 화요일
▲ 최문순 화천군수
▲ 최문순 화천군수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임박했다.양국 정상은 이달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핵’과 ‘평화’를 화두로 세기의 협상을 벌인다.접경지역 자치단체장으로서 이번 회담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기대가 크다.정전 이후 반세기 넘게 우리를 지배해 온 안보 담론이 관광,평화,생태 등 보다 다양한 방향으로 가지를 치며 뻗어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미·북 정상회담 소식과 함께 연초 지상작전사령부의 창설을 신호탄으로 국방개혁 2.0의 서막이 올랐다.향후 스케줄에 따라 군부대 통·폐합과 이전,병력감축 등의 조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인구 2만6000명의 화천군에는 무려 3만명 이상의 장병이 주둔하고 있다.대규모 병력감축과 부대이전은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눈앞에 다가왔다.국방개혁에 따라 화천군 사내면에 주둔 중인 27사단이 해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여기 저기서 나오고 있다.험준한 산 속에 위치한 사내면 지역 특성 상 장병들이 떠날 경우 상권 침체 정도가 아닌 해체가 명약관화하다.

화천군민들 사이에서는 변화에 대한 기대만큼 걱정도 커지는 중이다.이에 따른 적절한 대책도 현재로서는 명확하지 않다.국가안보와 직결된 부대 이전 등의 민감한 정보가 공개되어서는 곤란하기 때문이다.언제,몇 명의 장병이 지역을 떠날지,부대 이전 후 남겨지는 토지는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군사시설 보호구역 규제는 또 어떻게 되는지,국방개혁 후폭풍에 대한 정부차원의 해결책은 무엇인지 등 끝도 없이 물음표가 이어지고 있다.

안보는 바꿀 수 없는 최우선의 가치다.하지만 최소한의 정보도 충분치 않으니,해결책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안타깝게 시간만 흐르고 있다.

최근 국방부가 유사 이래 최대 규모의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조치를 전격 발표했다.여의도 면적의 116배에 달하는 3억3699㎡의 땅이 보호구역에서 풀렸다.화천군은 전체 21개 시·군 중 가장 많은 1억9698㎡의 보호구역이 해제됐다.

하지만 해제지역 중 80% 이상이 보전산지 등의 중복규제로 활용이 어려운 실정이다.백암산 평화생태특구,평화누리자전거길 등은 이번 해제대상에서 제외됐다.오랜 숙원이던 민간인통제선 북상 및 제한보호구역 조정은 이번에도 이뤄지지 않았다.

반면,수도권은 해제 면적은 적지만,토지활용 가능성은 훨씬 커졌다.접경지역 균형발전을 목적으로 취해진 정부의 이번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조치가 오히려 균형발전이 아닌,수도권 규제완화에 의한 양극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변화에 대한 최선의 대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 차선이다.차선책이 명확하고,구체적이며,효용을 지닐 경우 변화로 인한 충격은 최소화된다.차선책마저도 모호한 선언에 그친다면 평화지역이라 불리는 접경지역은 아이러니하게도 평화시대를 기점으로 급격하게 쇠락할지도 모른다.이런 저런 고민에 잠 못 이루는 밤이 부쩍 많아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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