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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혁 칼럼]일제가 만든 동서남북 면(面)이름 바꿀때 됐다

권재혁 kwonjh@kado.net 2019년 03월 12일 화요일
▲ 권재혁 논설위원
▲ 권재혁 논설위원
강원도는 2006년 일제강점기에 고시된 정선 가리왕산(加理旺山)과 평창 발왕산(發旺山)을 일본 왕을 뜻하는 왕(旺)을 왕(王)으로 변경,고시하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일본식 지명을 바꿨다.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본식 표기 지명으로 의심되는 곳에 우리 고유의 지명으로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일부 시군의 무관심과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지지부진하다는 소식이 들린다.일본식 지명을 우리 고유의 지명으로 바꾸는 작업은 단기간에 끝내려고 하면 안 된다.천천히 그리고 정확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일부 시군도 일본식 지명 바로잡기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양정철씨는 ‘세상을 바꾸는 언어’에서 “창씨개명(創氏改名)으로 빼앗긴 이름은 모두 되찾았지만,일제가 남긴 일본식 지명은 광복 70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남아 있는 것은 부끄럽다”고 했다.배우리 국어학자에 의하면 우리 고유의 마을 이름은 물,산,들,풍수지리,땅이름,식물과 나무,역사적 사실 등에서 나와 익살과 정감이 넘치고 사람 냄새가 물씬 났다”며 “우리나라 지명 중 30%는 일본식 지명”이라고 했다.

또 우리 고유의 땅 이름은 우리 역사와 조상의 얼이 담긴 자랑스러운 중요 무형자산이라며 차근차근 바꿔가는 중·장기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제시했다.

일본식 표기 지명 중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것이 있다.바로 풀뿌리 행정구역인 면(面) 이름이다.조선총독부는 우리의 국권을 빼앗자마자 1914년 부(府)·군(郡)·면(面)을 통폐합했다.갑오개혁(1896년) 때 만든 행정구역을 18년 만에 다시 개편한 것은 우리의 민족정신을 말살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었다.우리 고유의 명칭을 일본식으로 바꾼 것은 창지개명(創地改名)이다.창지개명(創地改名)은 일제강점기 내내 실시됐고,창씨개명(創氏改名)으로 이어졌다.일제는 군청을 기준으로 동서남북에 있다고 해서 옛날부터 내려오던 고유의 지명을 없애고 동면·서면·남면·북면으로 이름을 정했다.우리 고유의 지명을 왜곡시켰다.이런 면(面) 이름이 100년이 지나도록 부르는 것을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하루빨리 우리 고유의 지명 등으로 되돌려야 한다.

강원 도내에도 아무 의미 없이 방향만을 표시하는 동서남북의 일본식 면(面) 이름을 사용하는 지역이 10개 시군에 30여 곳이 존재한다.춘천시는 동면·동산면·동내면·신동면,남면과 남산면,신북읍·북산면·사북면,서면 등 면(面)이름 모두가 방향을 나타내고 있다.홍천군은 동서남북을 의미하는 4개 면(面)이 있다.양양,정선,영월,철원,화천,양구,인제 등에도 동·서·남·북면이라는 똑 같은 이름을 가진 면(面)들이 여러 곳 있다.이 지역들을 우리 고유의 옛 이름이나 역사적 사실,지형특징,대표적 관광지 등이 함축된 이름으로 바꿔야 한다.

도내 일부 지역은 일제의 방위표시 지명에서 탈피했다.2009년 정선군은 동면을 화암동굴을 상징하는 화암면으로,북면은 정선아리랑을 의미하는 여량면으로 변경했다.영월군은 2009년 서면을 지역 특성을 살린 한반도면으로,하동면을 김병연의 고장임을 알리려고 김삿갓면으로,2016년에는 수주면을 무릉도원면으로 개명했다.평창군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주 무대인 도암면을 2007년 대관령을 상징하는 대관령면으로 변경했다.그러나 2016년 양양군은 서면이 설악산 정상지역임을 알리기 위해 대청봉면으로 바꾸려다 인접 지역인 속초시와 인제군과 갈등을 빚어 무산됐다.면(面) 이름을 바꾼 곳의 주민들은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올해 일제가 민족정신을 말살하려고 지은 동·서·남·북면 명칭을 105년 만에 모두 없애는 원년으로 삼자.일제 잔재를 없애고 자치 시대 지역에 맞도록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물·특산물·관광지 등과 어울리는 독특한 이름으로 바꾸자.한번 들으면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지역 이름은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어 지역발전의 새로운 동력원이 된다.해당 지역주민과 시군이 현명한 판단을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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