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감염학생 출입 제지 못해
도교육청, 학원 운영 강제로 못막아

학부모 김모(47·원주)씨는 최근 병원에서 독감 확진을 받은 중학생 자녀 때문에 걱정이 많다.

학교에서는 독감 의심 학생들을 빠르게 격리한 탓에 옮지 않았지만 전혀 예상치도 못한 학원에서 독감이 전염된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독감에 걸린 학생들의 학원 등원을 제지해달라고 교육당국에 요구했지만 학원에 대해서는 강제적으로 운영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김씨는 “독감에 걸린 아이들이 학원에 몰리는데 감염성 관리에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최근 아동과 청소년 등 학생층이 속한 연령대를 중심으로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아이들이 몰리는 학원은 감염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학교는 독감 의심 단계부터5일간 등교를 중지하지만 학원은 독감환자 등원에 대한 이렇다할 관리나 제지 없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질병관리본부와 강원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달들어 도내 초·중·고교 109곳에서 707명이 독감에 걸리는 등 다소 주춤했던 독감이 새학기를 맞아 단체생활 속 학생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학교별로는 초교가 67곳 410명으로 가장 많았고,이어 중학교 26곳 207명,고교 16곳 90명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 15일 오전 태백의 한 중학교에서 전교생 229명 중 28명이 38도 이상 고열을 동반한 기침과 인후통 등 독감증세를 보여 도교육청은 독감에 걸린 학생들에게 등교 중지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도교육청은 독감이 의심되는 환자가 발생하는 즉시 증상에 따라 3~5일동안 등교를 중지하는 조치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학교와 마찬가지로 많은 학생들이 몰리는 학원가는 학원 특성상 학교와 달리 독감환자의 출입을 제지하거나 격리할 방법이 없어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춘천의 한 영어학원 강사 A(36·여)씨는 “독감에 걸려 기침을 심하게 하는 학생이 오면 수업을 진행하기가 꺼려질 정도”라며 “학교는 법적으로 강제성이 있지만 학원은 학부모가 알려주지 않으면 독감 감염 여부를 알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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