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클잎
마고할미 바람의 패는 모두 넷
시내 갑니다
밭에 갑니다
옆집에 있습니다
가장 그럴싸한 패는 역시
보건소에 약 타러 갑니다
요 마지막 패만 쓰면 만사형통
마주치는 눈길마다 보드라워지는 거다
할미 궁대가 빠져나간 구멍 두어 평
구멍가게를 기웃대다 돌바닥에 걸터앉는 범이 할아범
입꼬리 실룩거리는 폼이
막걸리 취기에 홀딱 빠져버린 게 역력하다
실눈 같은 할미는 지금 외출 중
종이상자를 오려 만든 할미의 패 하나가
붉은 나이롱끈에 매달려 바람을 홀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