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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검은 행진'서 반중정서 표출…中 국가휘장 먹칠

中 “중앙정부 권위 도전, 일국양제 마지노선 건드려”
대규모 도심 시위 다시 열려…최루탄 터지고 곳곳서 충돌·폭력

연합뉴스 2019년 07월 22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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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페인트로 얼룩진 중국 국가 휘장[AFP=연합뉴스]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도심 시위가 21일 다시 열렸다.

일부 시위대는 이날 처음으로 중국 정부를 대표하는 기관에 몰려가 국가 상징물인 휘장에 먹칠하는 등 강한 반중 감정을 표출했다.

이에 중국 중앙정부는 심야에 긴급 성명을 내고 일부 시위대의 이런 행동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마지노선을 건드리는 행위라면서 강력한 경고음을 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明報)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민주진영 단체들의 연합체인 민간인권전선이 주최하는 송환법 반대 시위는 이날 오후 3시(현시지간) 코즈웨이베이의 빅토리아공원에서 시작됐다.

30도를 넘는 뜨거운 날씨 속에서 참가자들은 빅토리아 공원을 출발해 완차이에 있는 복합 체육 시설인 사우던 플레이그라운드로 행진했다.

이날 시위는 주최 측 추산으로 각각 103만명, 200만명, 55만명이 참여한 지난달 9일과 16일, 이달 1일 시위에 이어 열리는 대규모 도심 집회다.

주최 측은 이날 시위에 43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13만8천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주최 측 추산을 기준으로도 앞선 대규모 시위 때보다는 참여 인원이 감소했다.

대부분 검을 옷을 입은 시민들은 송환법 완전 철폐, 캐리 람 행정장관 사퇴, 경찰의 시위대 과잉 진압 조사와 처벌, 완전한 민주 선거제 도입 등을 요구하면서 행진해 ‘검은 바다’를 방불케 했다.

민간인권전선은 이날 당초 대법원 건물 앞을 최종 목적지로 삼으려고 했지만, 경찰은 공공시설의 안전을 이유로 더 짧은 행진 경로를 택할 것을 요구했다.

빅토리아공원에서 플레이그라운드까지 이어진 집회는 대체로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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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루탄 쏴 시위대 해산 나선 경찰[AP=연합뉴스]

하지만 이후 일부 시위대는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도로를 점거한 채 대법원 청사와 정부 청사 방향까지 나아가면서 해산에 나선 경찰과 시위대가 곳곳에서 충돌해 부상자도 속출했다.

시위대는 경찰에 벽돌 등 물건을 던지면서 맞섰고 방독면과 헬멧, 방패로 무장한 경찰은 최소 수십발의 최루탄을 쏘면서 진압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은 경찰이 현장에서 고무탄을 발사했다는 현지 매체의 보도가 있지만 아직 경찰은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시위대 중 일부는 중국 중앙정부를 대표하는 기관인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앞까지 가 중국 중앙정부를 상징하는 붉은 휘장에 검은 페인트를 뿌리고 날계란을 던지는 등 강한 반중국 정서를 드러내기도 했다.

시위대는 연락판공실 청사를 둘러싼 벽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반중국 구호와 욕설 등을 써 놓았다.

전례 없는 중국 정부 기관을 향한 공격에 중국 중앙정부는 즉각 시위대를 강력히 비난했다.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21일 밤 발표한 대변인 명의 담화에서 “이런 행위는 중국 정부 권위에 공공연히 도전하고 일국양제의 마지노선을 건드리는 것으로서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홍콩 경찰이 적시에 행동에 나서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 역시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고 “국가 휘장을 훼손해 국가 주권에 도전한 시위대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홍콩 자치정부는 이번 사건을 법에 따라 심각한 방식으로 다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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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국기와 홍콩 깃발 흔드는 시위대[AFP=연합뉴스]

이날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행진 중에 홍콩 깃발과 함께 미국 국기를 흔들기도 했다.

홍콩 시민들 간에 송환법 반대 문제를 놓고 찬반 대립이 커지는 가운데 상대편에게 집단으로 폭력을 가하는 사건도 잇따랐다.

21일 밤 위안랑(元朗) 전철역에서 흰옷을 입은 남성들이 시위대를 공격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SCMP는 이들이 폭력조직원들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위안랑 역 폭력 사건으로 최소 7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반대로 센트럴에서는 도로 점거에 항의한 차량 운전자가 수십명의 시위대에게 폭행당해 병원으로 옮겨진 사건도 벌어졌다.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 밀려 람 행정장관이 ‘송환법 사망’을 공식적으로 선언했지만, 시위대는 송환법 완전 철폐 외에도 다양한 요구를 하면서 홍콩 시민들과 정부 사이의 대치 국면이 장기화하고 있다.

홍콩 정부가 추진했던 송환법은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중국 등에도 범죄자를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많은 홍콩 시민은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에 따라 홍콩이 누리고 있는 고도의 자치권이 크게 위협받고, ‘홍콩의 중국화’가 더욱 급속화할 것을 우려해 거세게 반발해 왔다.

한편 이날 시위를 앞두고 사상 최대 규모의 사제 폭발물 제조 사건이 불거지면서 홍콩에서는 긴장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홍콩 경찰은 19일 밤 췬안 지역의 한 공장 건물을 급습해 고성능 폭발 물질인 TATP(트라이아세톤 트라이페록사이드) 2㎏ 등 각종 무기를 소지한 27세 남성을 현장서 검거한 데 이어 관련 용의자 2명을 더 체포했다.

최초 체포된 용의자는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단체인 홍콩민족전선의 조직원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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