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가곡면 승합차 전복 4명 사망
작업 위해 충남 홍성서 이동
“일당 7만원 벌려고 왔다가…”
태국인 코리안드림도 전복

▲ 22일 오전 7시 33분쯤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의 한 도로에서 스타렉스 승합차가 전복돼 1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사진은 버스전복 사고 구조 현장과 사고 차량 모습.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 22일 오전 7시 33분쯤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의 한 도로에서 스타렉스 승합차가 전복돼 1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사진은 버스전복 사고 구조 현장과 사고 차량 모습.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일당 7만원을 벌기 위해 멀리 강원도까지 왔는데 너무 비참합니다.다리를 심하게 다쳐 움직일 수 없었지만 살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겨우 차량에서 탈출했어요.”

22일 오전 근로복지공단 태백병원 응급실에 실려온 이모(70·여)씨는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승합차 전복사고 당시의 상황을 이같이 전했다.이씨는 “비탈길에서 운전자가 ‘브레이크가 안된다’고 했는데 갑자기 쾅 하는 굉음과 함께 몸이 왔다갔다 쿵쿵 부딪히면서 정신을 잃었다”며 “깨어보니 주변에서 ‘살려달라’는 비명과 신음소리가 들렸고,어떻게 차량에서 나왔는지 모를 정도로 아수라장이었다”고 말했다.

이씨 등을 태운 승합차는 쪽파 파종작업을 하기 위해 이날 새벽 1시 충남 홍성에서 출발했으며 일을 마친 뒤 홍성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일당은 7만원으로 일행 대부분이 홍성에서 7~8년동안 함께 일을 하며 친분을 쌓은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이씨는 “목적지가 어디인지 정확히는 모르고 그냥 강원도라는 이야기만 들었다”며 일행들이 5시간을 넘게 달려도 목적지가 나오지 않자 “아직 멀었냐,밥도 못먹었다,괜히 왔다,다시는 안온다” 등의 푸념을 늘어놓았다고 기억했다.

이번 사고로 태국 근로자들의 코리안드림도 산산조각났다.사고차량에 탑승했던 태국인 9명 중 2명이 사망했다.이들은 충남 홍성의 한 숙소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경상을 입은 엔칼락(33)씨는 “돈을 벌기 위해 1년 전 여자친구와 함께 한국에 왔는데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며 “나와 여자친구는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앞으로 생계가 막막하다”고 말했다. 김우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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