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희의 로컬푸드 이야기] 4. 강원도 막국수
강원도 대표 건강·명물 먹거리
‘막 만들어 막 먹는 국수’ 통용
영동 겉메밀·영서 속메밀 면발
소스·육수·양념따라 천차만별
강렬한 햇살.푹푹 찌는 무더위에 지쳐가는 이즈음.가족처럼 따뜻하게 반겨주고,더위까지 시원하게 잊게 해주는 먹거리가 있다.바로 ‘강원도 막국수’다.수려한 자연의 경관과 천혜의 먹거리가 있는 강원도가 낳은 또 하나의 명물,막국수.그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해 본다.
막국수는 ‘막 만들어 막 먹는 국수’로 통용되며,그 엣날 아주까리 등불 앞에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다 배가 출출해지면 메밀을 맷돌에 막갈아 체로 쳐서 반죽을 개어 나무로 만든 분틀에 눌러낸 사리에 김치를 듬성하게 썰어 얹어 먹기 시작한 것이 막국수의 기원이다.
막국수의 주원료인 메밀은 단백질이 비교적 풍부하고 라이신,시스틴 등 곡물에 부족한 필수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어 쌀이나 보리보다도 영양가가 더 높고,루틴이라는 성분을 함유해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며,서늘한 성질로 몸의 열기를 내려주고 소화가 잘되게 하는 효능이 있어 더위에도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좋다.또한 저칼로리로 비만,성인병,고혈압 예방에 좋으며 간 기능 개선으로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고 원활한 이뇨작용으로 몸의 붓기를 빼주며 피부미용에도 좋은 효능을 지니고 있다.다만,소화기능이 약해 찬 음식을 먹으면 복통이나 설사를 하는 사람들은 메밀의 찬 성분을 주의해야 한다.하지만 소화가 잘 되게 하는 무와 메밀에 부족한 단백질을 고명으로 올려 보충해주면 차가운 기운을 줄여 주고,음식의 조화를 이루어 영양학적으로도 균형 잡힌 훌륭한 음식을 섭취할 수 있다.
강원도 막국수는 영동의 겉껍질과 속메밀을 섞어 뽑은 ‘겉메밀 면발’과 영서의 ‘속메밀 면발’로 구분된다.특히,‘막국수는 춘천’,‘메밀의 본고장 평창 봉평면’ 등으로 알려져 있는데,춘천은 닭갈비와 더불어 소양강댐을 건설한 시기인 1970년대 막국수가 대중화되었고,현재는 ‘닭갈비막국수 축제’로도 그 입지를 굳히고 있다.춘천의 막국수는 화전민이 먹던 막국수의 형태로 대개 비빔 막국수를 기본으로 육수가 담긴 주전자를 따로 내놓는다.국수는 겉메밀이 아닌 속메밀가루를 사용하고 육수는 사골 국물과 동치미 국물을 섞어 사용하는 집이 많고,배추김치를 양념장이나 고명으로 사용하는 식당도 제법 많다.
막국수를 주문하면 단단하게 말아 얌전하게 담은 면 위에 고소한 깻가루와 김,그리고 맛의 특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인 양념장이 듬뿍 얹혀 나온다.또한 집집마다 저마다의 특색을 살려 삶은 달걀,아삭아삭 시원한 오이,새콤달콤 무절임,잘게 썰어 양념해 얹은 돼지고기와 새싹 고명 등으로 맛과 멋을 낸다.여기,제대로 막국수의 맛을 즐기려면 우선 막국수를 갖은 양념으로 비비기 전에 막국수 면발만 젓가락으로 살짝 들어서 참기름을 살짝 둘러 맛을 보자.그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입안가득이 풍성이 도는 막국수 본연의 순수함과 감칠맛이 함께 어우러진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최윤희 교수
△한림성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한국식품영양과학회 정회원△전 한림대 한국영양연구소 연구원△전 한림대 기후변화연구센터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