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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학폭위)

심재범 2019년 08월 30일 금요일 8 면
▲ 심재범 변호사
▲ 심재범 변호사

최근 유명 밴드 멤버가 과거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여 밴드를 탈퇴하는 일이 있었다.어떤 식으로든 폭력으로 누군가의 인권을 해하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되고 마땅한 처분이 있어야 한다.하지만 필자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 위원 및 위원장으로 활동을 하고,업무상 많은 상담과 소송을 수행하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반응과 대처에 대해 아쉬움이 든 경우가 많았다.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폭행,감금,협박,명예훼손·모욕,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사이버 따돌림,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해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우리가 뉴스에서 접하는 일부 학생들의 성인 범죄를 뺨치는 일탈과 달리 상당수의 학교 폭력에 있어 고의성이나 정도가 중하지는 않다.하지만 필자가 접한 대부분의 학교 폭력 사안에서는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전개가 있었다.첫째,대부분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의 입법 목적을 이해하지 못했고,학폭위 개최에 대해 수사기관의 수사 내지 사법부의 재판과정에 상응하는 활동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둘째,부모들이 자신들의 아이가 행여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돼 아이들보다 훨씬 예민해져 있었다.셋째,부모들 모두 담임선생님을 비롯한 학교 대처에 불만이 상당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은 피해학생 보호,가해학생의 선도·교육 및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간 분쟁조정을 통해 학생 인권을 보호하고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육성함을 목적으로 한다.학폭위는 학교폭력 사안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고,피해학생 보호와 가해학생의 선도·교육을 위한 조치를 학교의 장에게 요청하게 된다.하지만 그 목적은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 가해학생을 불량학생으로 낙인지어 피해학생 부모의 피해 감정을 해소시키기 위한 것은 아니다.어른들은 어떠한 조치가 이뤄질까에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가해학생이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깨닫고 용서를 구하는 한편 피해학생이 상처를 잘 치유해 학교생활을 더불어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부모입장에서는 학교 대처가 미온적이거나 공평하지 못하다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실제 학교가 사안에서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의 여지가 많지 않고,자칫 공정성 시비가 있을 수 있어 수동적으로 대처할 수 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

현명한 대처가 어떤 것일까 하는 고민은 계속된다.분명한 것은 아이들은 우리 어른들만큼 불이익에 민감하거나 용서에 인색하지 않다.어른들이 자신들의 피해의식 때문에 아이들을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자,용서를 모르는 인색한 사람으로 키우고 있지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잘못된 행동을 했다면 진심으로 뉘우치게 하고,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피해배상을 한다면 마음을 열고 화해하는 것이 우리 아이들을 위한 큰 가르침이 되지 않을까.어른들이 아이들을 잘 타이르고 훈계하는 한편 교사들이 그 과정에서 아이들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여지를 주는 편이 더 나은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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