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 산비탈에서 만난
층층나무 한 그루
기대를 거름삼아 옮겨 심었는데
어느 날 거목으로 자란 층층사다리
무너져 수풀 속에 누워 있었네
보기에 아름답고 먹으면 약이 되는
남다른 정원수를 무엇이 베었을까
하늘로 가는 계단을 질투한
계곡의 고요였을까
변화 없는 일상 지루함의 칼이었을까
하늘과 땅 사이 누구를
무엇을 올리기 위하여
그대는 잠시나마 존재했을까
우리는 모두 무엇을 이루기 위해
어떤 불쏘시게 되기 위해
이 한 많은 세상에 잠시나마
머물다 떠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