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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김유정 백일장]중등부 대상┃산문 이예준·원주 학성중 3년

데스크 2019년 10월 14일 월요일 25 면


그늘



“야 고군영 넌 왜 맨날 웃기만 하냐?”,“넌 왜 화를 안내냐?”

“헤헤” 난 웃었다.난 화를 거의 내지 않는다.슬퍼도 울지 않는다.난 어릴 적 부유한 집안에서 외아들로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왔다.우리 엄마는 내게 늘 말씀하셨다.

“군영아 엄마는 너가 참 사랑스러워.엄마와 주변 사람들이 너에게 주었던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는 두 배로 베풀어 주렴”

어렸던 나는 이 이야기를 잘못 이해했다.사랑을 하면 행복하고 행복하면 웃음이 나오니 웃으면 행복하고 행복하면 사랑을 베풀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그래서 나는 늘 웃었다.슬플 때도 내가 울면 다른 사람들도 따라 울어 슬퍼질 테니까 눈물을 꼭 참고 아무리 슬퍼도 속으로만 울었다.

그렇게 9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중학교 3학년이 되었다.“야 고구마 매점 가자” 민정이가 말했다.

나는 학교에서도 친구가 많지만 민정이는 그 친구들 속에서도 내 진정한 비밀을 아는 흔히들 부르는 ‘소꿉친구’이다.‘고구마’라는 별명도 민정이가 화내지도 울지도 않고 웃기만 하는 나에게 답답하다며 지어준 별명이다.그렇게 우리는 매점으로 향했다.

민정이와 말하며 걷던 나는 옆을 보지 못하고 누구와 부딪혔다.근데 부딪힌 녀석이 다름 아닌 우리 학교 일진 그중에서도 짱 오성녹이였던 것이다.나는 급히 사과를 하고 웃음을 보였지만 멱살을 잡혔다.

“앞에 안 보고 다니냐?눈은 장식이냐?내 옷 더러워졌으니까 한 달 동안 빵셔틀이다”

그 때 민정이가 반박을 하며 말했다.“야 오성녹 한 달 동안 빵셔틀은 너무 한 거 아니야?옷도 안 더러워졌구만” “민정아 그만해 우리 웃으면서 싸우지 말고 평화롭게 이야기하자”

오성녹과 민정이는 내 말을 무시한 채 매점을 나갔다.나도 따라서 나갔지만 매점 밖에는 둘의 모습이 코빼기도 안보였다.나는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찾아나서려고 했지만 발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종이 쳤다.나는 어쩔 수 없이 불안한 마음을 가진 채로 교실로 돌아갔다.나는 수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민정이는 어떻게 되었을까,빨리 돌아와야 될 텐데….수만가지 생각이 들면서 시간을 보냈고 민정이는 걱정했던 것과 같이 학교가 끝날 때까지 들어오지 않았다.다음 날도 또 다음 날도 민정이는 학교에 오지 않았다.선생님은 이유를 알려주지 않으셨고 그 일이 있었던 날 일주일쯤 지났을 때 선생님은 민정이가 아버지 일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고 작별 인사를 못해서 아쉽다고 말씀하셨다.

“고구마 너 괜찮냐?민정이 전학 간다는데?” 짝꿍이 물었다.나는 웃으며 “민정이는 성격이 좋으니까 거기 가서도 잘 적응할 거야”라고 밝게 말했지만 소꿉친구로서 느꼈다.민정이는 분명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거라고.나는 학교가 끝난 후 서둘러 민정이 집으로 갔다.나는 초인종을 눌러 민정이를 만났고 웃으면서 물었다.“괜찮아?그 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괜히 나 때문에 미안해” 분위기를 위해 웃으며 말했다.“응” 민정이는 그 말만 한 채 들어갔다.나는 당황했다.항상 웃으면 행복하고 남도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일이 이렇게 꼬이다니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그날은 태양이 내리쬈다.그래서 그런지 유난히 그림자가 잘 보였고 그늘이 생겨 있었다.

“군영아” 누군가 날 불렀다.주위를 들여다봐도 아무도 없었다.

“여기 여기” 말을 건 상대는 사람이 아닌 그늘이 생긴 내 그림자였다.

그림자는 내게 말했다.“나는 너의 아픈 상처,불안함,부정적인 생각,너의 고민 등이 뭉쳐 만들어진 결정체야.너 솔직히 슬플 때 울지 않고,화날 때 화내지 않고,항상 행복한 채 웃는 거 힘들지?사람의 감정은 여러가지야.기쁨,슬픔,분노,사랑,놀람,당황 등 자세하게 말하면 100개가 넘어.그렇듯 사랑을 베풀기 위하여 행복을 나눠주기 위해 억지로 웃을 필요는 없어.상황에 따라 맞는 감정이 있는 거고 모든 감정은 소중해.슬플 땐 울어.너 지금 펑펑 울고 싶잖아.물이 고이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나는 대답했다.“물이 고여 있으면 썩지”

“물이 흐르지 않고 썩는 것처럼 눈물도 마찬가지야.눈물도 흘리지 않으면 눈에서 썩는 법이지.사람들의 눈치보지 말고 너 감정에 충실해져서 마음껏 넋 놓고 울어.모두의 감정은 소중하니까.”

이 말을 듣고 시간을 보니 벌써 9시였다.밤이 되어서 그런지 그늘이 되었던 그림자는 없어져 있었다.그리고 나는 울고 있었다.나는 이 감정을 가지고 민정이에게 다시 찾아갔다.민정이가 말했다.“왜 또 찾아왔어?” 나는 변화된 내 생각과 내 감정을 전했다.“민정아 나는 늘 내 감정을 숨겨오고 행복이라는 감정에 얽매여 슬픈데도 웃고,화나도 웃고,내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게 내가 내 감정에 거짓말을 해온 것 같아.이제는 솔직해지려고.민정아 미안해.그때 내가 성녹이에게 당당하게 화내면서 말하고 너가 학교에 나오지 않을 때 소리 내 울었어야 했는데.민정아,다른 지역으로 가서도 행복하고.나 이제 답답한 고구마 아니야.잘 지내”

나는 돌아섰다.내 뒤에는 내 눈물처럼 까만 하늘에 별이 쏟아져 내릴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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