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미탁’이 휩쓴 후 한달
삼척 신남마을 정돈된 모습 불구
흙더미 묻히거나 침수 주택 스산
악몽 떠올라 어업인 조업 망설여

▲ 태풍 ‘미탁’이 휩쓸고 지나간 삼척 신남마을이 수해 한달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흙더미에 묻힌 집 등이 있어 당시의 처참함을 보여주고 있다.
▲ 태풍 ‘미탁’이 휩쓸고 지나간 삼척 신남마을이 수해 한달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흙더미에 묻힌 집 등이 있어 당시의 처참함을 보여주고 있다.

[강원도민일보 구정민 기자] “수해로 집을 잃은 지 한 달이나 지났지만,아직도 그 날 밤의 악몽에 밤 잠을 설칩니다.”

지난달 2~3일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마을 전체가 아수라장이 된 삼척시 원덕읍 신남마을.수해 한 달이 지나 응급 복구 대부분이 마무리되면서 이재민들은 속속 자신의 집에서 일상을 되찾아가고 있다.집을 잃은 이재민(18가구)들은 정부가 지원한 24㎡ 규모의 작은 임시 조립주택에서 지내고 있다.4일 찾은 마을은 수해가 발생한 한달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한 모습이었지만,흙더미를 완전히 치우지 못하거나 지붕과 벽이 뜯겨져 나간 주택 등은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짐작케 했다.신남마을은 태풍 ‘미탁’ 영향으로 시간당 최대 5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마을내 복개천이 범람하고 산사태가 발생,전체 103가구 중 85가구가 흙더미에 파묻히거나 반파·침수됐다.길이 끊기면서 주민들은 옆집 지붕을 타거나 1시간 넘게 산길을 타고 몸을 피했다.

마을을 덮친 수마의 아픔은 한달여가 지나면서 어느 정도 회복단계에 접어들었지만,주민들 마음 속 깊은 상처는 여전하다.어업인들 중 일부는 조업을 위해 항구를 찾았다가 당시의 악몽이 떠올라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기 일쑤고,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이기만 하면 긴박했던 순간을 회상하며 몸서리 친다.코앞으로 다가온 겨울도 걱정이다.

주상봉(64)씨는 “당시 잠옷 바람으로 황급히 빠져나온 뒤 이튿날 흙더미에 파묻힌 집을 보고 노모(85)와 얼마나 울었는 지 모른다”며 “아직도 그날 밤의 악몽에 밤잠을 설치지만,비좁은 임시 조립주택에서 겨울을 어떻게 날지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김동혁(64) 이장은 “난생 처음 겪어 보는 수해에 인명피해가 없던 것이 천만다행”이라면서도 “그 날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민들이 적지않다”고 했다.한편 삼척시는 태풍 ‘미탁’으로 인한 피해복구비를 1034억원으로 확정하고,내년 여름 전까지 도로와 산림,항·포구 등 항구 복구 등을 마치기로 했다. 구정민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