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 3년 특별대담 - 이재수 춘천시장
대담┃송정록 편집국장
시민사회 안에서 자유롭게 논의
시장은 시민의 판단을 잘 따를 것
문화예술 투자·대중 교통 육성 등
지속 가능 영역에 적극 투자하겠다

▲ 이재수 춘천시장

시민의 정부가 탄생한지도 햇수로 3년이 됐다.민선7기 이재수 시장 당선과 함께 등장한 ‘직접 민주주의’,‘시민의 정부’라는 단어도 차츰 익숙해졌다.행정이 주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민이 정책결정 과정에 직접 개입한다는 민선7기 춘천시 시정 철학은 그동안 굳어온 행정 프로세스를 완전히 바꿔놨다.낯선 개념과 과정에 잡음이 일기도 하지만 이재수 시정이 추구하는 목표는 분명하다.이재수 시장은 “시민주도는 시대적인 흐름”이라고 했다.지난 21일 집무실에서 진행한 이재수 시장과의 인터뷰를 싣는다.



-총선이 민주당 압승으로 끝났다.

“정치적인 일에 평가를 할 입장은 아니만 지역사회 흐름들이 바뀌어가고 있다는 점을 느꼈다.개혁적이고 사회적 진보 세력들이 주류사회를 형성해가고 있다.일종의 세대교체다.지난지선과 이번 총선이 비슷했다.춘천의 경우 세대교체가 분명해졌다.과거 개발이나 성장,기득권적 이해 담론이 주류를 이뤘다면 이제는 시민들의 요구방식이 다양하고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시대적 요구가 분명해졌다.개인의 삶에 가치있는 것,공동체의 미래,지역적 실천으로 사고나 기준,방향이 바뀌고 있다.그동안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 자본과 반자본이었다면 이제는 생명과 반생명이다.”

-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었을까.

“‘개발’을 강조했지만 그것으로 인해 내 삶이 변화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성장과 자본이 나와 내 인생,내 가족을 행복으로 이끄는 길인 줄 알았는데 수십년 그 사고가 반복되고 난 이후 나의 삶은 별로 행복해지지 않았다.‘성장해야 한다’,‘개발해야 한다’는 주류담론이 내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았고 미래가 희망적이지도 않다.생각이 바뀐거다.새로운 가치를 추구하기 시작했다.그동안 기득권들이 강조했던 기본적 가치들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새로운 개념들을 추구하고 있다.”

-이런 변화가 시정에 동력이 되고 있는 지 의문이다.당장 시내버스문제가 시급하지 않나.

“버스는 특정 누군가의 결단에 의해 달라지지 않는다.시장에게 결단을 요구하듯이 접근하는 것은 지금 시대에 맞지 않다.시민들하고 공론적 과정을 만들어 가야할 때다.시장을 압박하는 방식은 올바른 공론화 과정이 아니다.시민들을 설득하고 시민사회 안에서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논의해야 할 문제다.시에서도 노선이나 경영 안정화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다하겠다.상반기 전에는 안정화에 대한 해법이 나올거라고 본다.”

▲ 이재수 시장은 ‘시민이 주인’인 춘천시를 만들겠다고 했다.행정이 주도하는 방식이 아닌 시민이 갖고 있는 집단 지성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이재수 시장이 어르신들과 눈을 맞추며 대화하고 있다.
▲ 이재수 시장은 ‘시민이 주인’인 춘천시를 만들겠다고 했다.행정이 주도하는 방식이 아닌 시민이 갖고 있는 집단 지성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이재수 시장이 어르신들과 눈을 맞추며 대화하고 있다.

-임기 후반 시정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행정이 어떻게 움직이고 행동할 것인가는 의미없다.시민주도성을 강화하고 시민의 자주적 역량들이 특정 단위,특정 영역이 아니라 전 방위적으로 발휘되고 있다.새로운 영역 속에서 시민주도성이 착근해 가는 중이다.농업회의소를 통해 농민들이 자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작업을 구조화하고 있고 장애인 문제도 장애인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제도적 틀을 만들고 있다.건축그룹도 마찬가지다.총괄건축가 제도를 도입해 그 분들이 갖고 있는 건축 역량을 시정에 반영하고 있다.시는 그것을 따라갈 것이다.춘천 전역에 고른 형태로 시민들의 자주성이 발휘돼야 하는데 이것이 곧 ‘시민력’이다.특정 집단이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민다수가 갖고 있는 사회에 대한 바른 안목들을 집단 지성으로 엮어내고 이 시민의 집단 지성 안에서 결정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행정이 주도하는 방식이 구시대적이다.”

-사업을 읍면동이나 단위별로 쪼개다보면 시정이 집중해야 할 방향성을 잃을 수도 있다.

“방향성은 명쾌하다.그동안의 행정을 보자.마을에서 시장한테 ‘이거 해주세요’,‘저거 해주세요’하면 시장이 결단하는 방식이다.예산이든 사업이든 탁탁 투여했다.마을에 감동도 없을 뿐더러 시장의 성과물에 불과하다.이런 방식이 아니라 시민이 마을 단위별 자기 사업의 우선 순위를 공론화 과정을 통해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시민이 직접 결정한 일이기 때문에 책임감도 갖게 된다.예산은 작게 투입되지만 실제 성과나 얻어지는 결과는 크다.시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도시 패러다임의 전환이다.미래를 위해 장기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1억그루 나무심기 역시 본원적 생명에 접근하는 방식이다.미래를 보지 않고 현재만을 위해 끊임없이 일 해온 그동안의 시정부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쓰레기를 반으로 줄이는 법,문화예술에 대한 투자,대중교통 육성,자동차 줄이기,미래 먹거리 분야,동물과 동행하는 삶 등 미래 가치적이고 생명과 연결된 지속가능한 영역에 투자하겠다.”

이재수 춘천시장
이재수 춘천시장

-시민이 아닌 시장이 결단해야 할 때가 있다.

“우리의 기조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시장이 결단하라고 하는데 결단하지 않겠다.시장이 결단하는 순간 시정이 절단난다.세상이 영원히 망가진다.결단은 시민이 한다.시민의 판단을 잘 따르는 시장이 되겠다.패러다임이 바뀌었는데 시장보고 결단하라고 하면 세상을 거꾸로 돌리겠다는 소리다.그렇게 결단하는 것들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합리적인 구조를 포기한다.개인 사적 판단의 기조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그런 사회를 만들지 않겠다는 뜻으로 ‘시민이 주인’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한말씀 한다면.

“춘천시민의 시민주도성을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확인했다.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시민들의 힘이 ‘지역력’이다.다른 어떤 것보다도 지역력을 키우겠다.이번 사태를 통해 확인했다.협력하지 않으면 다 죽을 수도 있다.공동체가 위협받게 된다.시민이 주인이고 시민주도의 도시구조를 만들어 왔기 때문에 코로나19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앞으로 이 힘을 비축하는 구조로 시정을 이끌겠다.” 정리/오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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