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국가의 거버넌스와 공공 리더십 포럼 주요내용

▲ 한국행정연구원(원장 안성호)이 개최한 ‘포용국가의 거버넌스와 공공 리더십’ 학술포럼이 28일 서울 스위스그랜드 호텔에서 열렸다. 이세훈
▲ 한국행정연구원(원장 안성호)이 개최한 ‘포용국가의 거버넌스와 공공 리더십’ 학술포럼이 28일 서울 스위스그랜드 호텔에서 열렸다. 이세훈

[강원도민일보 이세훈 기자] 한국행정연구원(원장 안성호)이 ‘포용국가의 거버넌스와 공공 리더십’을 주제로 개최한 학술포럼이 28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참석자들은 포럼에서 포용국가 거버넌스의 역사적 사례와 이론 및 실증 연구결과를 분석하는 동시에 우리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정책방안을 놓고 토론했다.
세션별 주제와 발표 내용을 정리한다.


⊙세션Ⅰ:포용국가 거버넌스와 공공리더십 실제와 사례



■1.데이터로 본 포용국가 거버넌스(박준 한국행정연구원 부연구위원)=1997년 IMF 위기이후 한국의 발전모델은 정부주도와 신자유주의적 성격이 혼재해 있다.그 결과 정부가 중점사업을 선정·육성하는 정부 주도 성장전략이 기본적으로 지속되는 한편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고 패자부활을 촉진할 사회안전망 구축은 여전히 미흡하다.현재 우리 국가포용성 수준은 2015년 통계기준으로 정치,경제,사회,국제관계 등 모든 영역에서 OECD 35개국 중 매우 낮은 수준이다.제도와 리더십 차원에서 포용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정치 포용성지수와 1인당 GDP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정치 포용성이 높을수록 경제적으로 부강한다는 결과가 있다.아울러 국가 포용성지수가 높을수록 환경성과 지수도 높아져 환경의 질이 제고된다는 분석도 있다.포용정치는 경제·사회적 포용성을 매개로 고위험 혁신을 촉진하는 한편 특수이익 상쇄와 환경정당 원내진입 등을 매개로 환경정책을 강화할 수 있어 경제발전과 환경성과를 제고하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2.로마의 발전과 포용국가 거버넌스(김덕수 서울대 교수)=로마는 왕정시대부터 포용의 정신을 가졌다.라틴인과 사비니인을 연합해 시민들을 ‘퀴리테스’로 칭했다.또 왕의 선출을 인민이 의결하고 원로원이 승인토록 하는 등 포용국가의 토대를 구축했다.포용정책은 공화정을 완성하는데도 영향을 미쳤다.귀족중심의 초기 공화정에서는 귀족과 평민이 나뉘어 갈등을 빚었고 경제위기까지 심화됐다.정치·사회·법적 불평등에 대한 평민들의 반발은 날로 거세졌다.이때 로마는 ‘리키니우스-섹스티우스법’,‘호르텐시우스법’ 등으로 평민을 포용하는 정책을 내세우면서 위기를 극복했고 내부 결속을 다졌다.원로원과 로마인이 주도한 로마 공화정은 이를 바탕으로 왕정의 장점을 계승하면서 이탈리아 반도를 정복하고 지중해 세계로 팽창하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포용의 정신을 근간으로 한 로마는 ‘천년제국’을 유지할 수 있었다.로마역사에서 볼 수 있듯이 번영한 강국들의 공통점은 모두 ‘포용하는 국가’를 내세웠다는 것이다.


 ■3.포용국가 거버넌스 관점에서 본 스웨덴 모델(장선화 한국외대 글로벌정치연구소 박사)=스웨덴 모델은 시민중심의 민주주의와 합의제 민주주의의 전형이다.이해 집단에 소속된 시민과 의회를 통해 의사를 표출하고 원내정당 간 합의에 순응하는 대의 민주주의에 충실한 민주주의 모형이 특징이다.스웨덴 모델은 혁신과 포용성 측면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글로벌 환경의 변화와 사회경제의 구조적 전환이라는 위기 이외에 스웨덴 모델을 형성한 사민당의 정치적 헤게모니가 점차 약화되고 2006년 이후로는 중도·좌우 정당연합이 교대 집권하는 교차 집권 형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스웨덴 모델은 국가 차원에서 분권과 자치가 큰 갈등 없이 안정적인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그러나 혁신적 포용국가 관점에서 스웨덴은 포용성,혁신성이 공히 약화되는 경향이 나타난다.스웨덴 모델의 전제조건인 계급 연대,계급간 타협,사회적 동의 재구축과 점증하는 내·외부자 균열을 완화할 수 있는 전환기 포용적 사회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한국은 글로벌 차원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대의 민주주의의 위기,정치 리더십의 위기에 처해있다.다양한 거버넌스 제도의 구축에 앞서 무엇보다 사회 및 정치 균열 축을 넘나드는 혁신적·포용적 정치 아이디어와 통합의 리더십이 위기 해결을 위한 선제 조건이 돼야할 것이다.



⊙세션 Ⅱ.포용국가 거버넌스와 공공리더십 이론과 실증.




 ■1.거버넌스와 공공리더십의 관계(박정호 상명대 교수)=한국사회는 정치·경제·사회영역에서 큰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변화는 항상 명과 암을 수반해 변화의 성과와 여러가지 한계점을 발생시킨다.폭넓은 변화의 내용과 논의 속에서 가장 중요한 현상은 민주적 가치와 포용성의 가치가 확산되고 있으며 전통적 거버넌스와 확연하게 대조되는 권력의 탈집중화가 나타나고 있다.포용의 핵심가치는 사회적 인정,사회적 시민권,역량의 강화,사회적 혁신과 창의성,지속가능성으로 요약될 수 있다.포용이라는 사전적 개념 자체가 ‘남을 너그럽게 감싸거나 받아 들이는 것’을 의미한다.즉 배타성,독단성,사익의 집중 등과 같은 가치가 아닌 타인에 대한 인정과 동질감을 기초로 한다.
 포용의 가치는 정치적 측면에서 고도화된 민주주의를 이룩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보다 많은 시민이 정치에 참여하는 기회와 실질적인 참여가 이뤄지는 공화제의 원칙을 의미한다.정치적 의미의 포용은 국가와 사회의 의사결정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의견을 표출할 권리와 실질적인 보장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경제적 의미에서 포용성은 노동자의 권리를 신장시키는 것과 더불어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소득을 얻을 권리와 직업훈련 등의 기회를 통해 고용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2.한국과 스위스 국민 인식조사 비교(이광훈 강원대 교수)=한국과 스위스 국민들이 인식하는 자국 거버넌스의 정치적 포용성 수준을 비교해보면 정치권과 행정부 리더의 경우 스위스 국민이 한국 국민보다 서번트(servant) 리더십 수준이 더 높다고 인식하는데 비해 지배형 카리스마 리더십은 한국이 스위스보다 더 높다.반면 변혁형 카리스마 리더십과 서번트 리더십은 양자 모두 한국이 스위스보다 공공의 리더가 반드시 갖춰야 하는 모습·행동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권력공유를 통해 분권,참여,합의가 높은 수준으로 제도화된 스위스의 포용적 거버넌스에서는 서번트 리더십이 선호될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공공영역에서 서번트 리더십이 활성화되고 있다.권력이 공유된 사회에서 리더는 권력행사의 주인(master)이 아니라 공동체를 위해 책임감을 갖고 헌신하는 하인,즉 서번트다.물론 포용적 거버넌스가 서번트 리더십을 만들어 내는지,반대로 리더십이 거버넌스를 구현해 낼 수 있는지는 원인과 결과의 뫼비우스 띠처럼 결론짓기 쉽지 않다.그러나 포용적 거버넌스와 서번트 리더십의 선택적 친화성을 매개하는 요인으로서 권력공유는 명령과 통제로 군림하는 사회 지도층에 집중된 권력의 사유화를 지양하고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머슴의 본을 보이는 참된 지도자·섬김의 공공리더십을 고양하는 것이 급선무인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3.스위스 사례 심층 분석(소가영 한국행정연구원 부연구위원)=스위스 공공리더십의 특징은 리더가 구성원들과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경청과 공감,치유,비전·전략 제시,정직,희생과 공동체 형성,성장 지원 등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이 특징은 연방제,직접 민주주의 및 협의제 등 권력공유 제도와 서번트 리더십이 견고히 구축된 것을 바탕으로 거버넌스와 리더십이 연계됐기 때문이다.또 스위스의 문화적인 요소가 서번트 리더십을 선호하고 발현되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다만 스위스의 정치체제가 중앙집권적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것이 도전과제다.프랑스어권 사람들의 대표성 결여 문제와 세대차이 등 환경적 요소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리/이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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