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경 ·소설가
50년전 일이니 담임 선생님들도 이제는 거의 타계하셨다.무정한 세월이었다.은사들의 목소리는 카랑카랑했다.수학 선생님은 백묵 던지기의 달인이었다.그의 직구는 거의 100%를 자랑했다.박찬호의 강속구였고,선동렬의 변화구였다.하품하다 입 속으로 들어간 백묵도 있었고,이마에 맞아 혹이 생기기도 했다.때로는 박종팔의 펀치가 날아가고 홍수환의 어퍼컷이 춤을 췄다.
그래도 우리는 사부일체(師父一切)를 아는 학생이었다.선생님은 늘 재미도 없는 기하학을 배우느라 고생 많다고 했다.선생님은 정의의 여신이다.오른손엔 칼,왼손엔 저울을 들고 눈을 가리고 있다.엄정함과 공평무사함을 존중하기 때문이다.선생님은 참 좋은 직업같다.풍부한 경험과 지혜로 일류 항해사가 되기도 한다.힘이 있으니 사랑도,용서도 할 수 있다.
다만 오랑우탄 같은 인간들이 문제다.오랑우탄 유전자는 인간과 95% 같으나 피·땀·눈물이 없다.대화와 동정심도 없다.오랑우탄은 선생님에게 맞았다고 경찰에 신고한다.학부모는 학교에 찾아와 교사를 폭행한다.예전에는 꿈꾸지 못할 일들이 요즘 벌어진다.세상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아야 할 것이 부모와 자식,스승과 제자 관계다.50년전 은사들을 떠올려 보니 더욱 그렇다.오늘은 스승의 날이다.학창시절을 떠올리며 스승의 노래를 힘차게 불러보자. 신중경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