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정암사 수마노탑 국보 332호 지정]
2011·2013년 이어 도전 ‘국보’ 승격
높은 암벽 위 9m 규모 완전형태 갖춰
정선군, 유·무형 문화재 보유 지자체
9∼10일 승격 자축 기념식·예술제

▲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
▲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

정선 고한읍 정암사 수마노탑(水瑪瑙塔)이 국보로 지정됐다.세 번의 도전 끝에 보물 제410호에서 국보 332호로 승격된 것이다.정선에는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1호 정선아리랑이 있다.이번 수마노탑의 국보 승격으로 정선은 1000년이 넘는 역사와 문화유산인 유·무형 문화재를 보유한 역사문화 도시에 이름을 올렸다.이는 카지노산업과 폐광지역이란 부정적인 이미지를 희석하고 지역의 정서가 균형을 잡는데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수마노탑 세 번째 도전 만에 국보 지정

정선군(군수 최승준) 정암사(주지 천웅 스님) 수마노탑이 세 번째 도전 만에 국보로 지정됐다.지난 반세기 동안 정선의 보물 수마노탑이 국보로 인정을 받은 것이다.문화재청은 수마노탑이 수리 기록과 연혁을 알 수 있는 탑지석과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모전석탑으로 조성된 진신사리 봉안탑 등 국보로 역사·예술·학술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그동안 수마노탑은 지난 2011년과 2013년 두 차례 국보 지정을 신청했지만 근거자료 부족 등으로 부결됐다.이후 정선군은 부결된 사유를 분석하고 부족한 자료의 경우 총 4번의 학술심포지엄과 3번의 정밀조사를 통해 보완하고 점검했다.또 종합학술자료집을 발간하는 등 수마노탑의 문화재적 가치와 위상 정립에 노력과 애정을 쏟아 부었다.문화재는 그 지역의 역사성과 문화를 보여주는 종합예술이다.수마노탑의 국보승격은 지난 10년 동안 정선 군민을 하나로 만들어 준 상징이었다.
 

▲ ▶ 지난 1972년 탑 해체 당시 나온 수마노탑의 연혁과 수리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제4탑지석’
▲ ▶ 지난 1972년 탑 해체 당시 나온 수마노탑의 연혁과 수리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제4탑지석’

현재 우리나라에는 4개의 국보 모전석탑이 있다.수마노탑은 기단에서 상륜부까지 완전한 모습을 갖춘 모전석탑으로 전체 높이가 9m에 달하는 높은 암벽 위에 조성된 특수한 석탑이다.우리나라의 국가와 시·도 지정 문화재는 총 1만4252개다.그 중 보물 2191개,국보의 경우 331개다.강원도에 소재한 국보는 11개에 불과하다.그만큼 문화재로 가치를 인정받아 국보로 지정되기가 얼마나 힘든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수마노탑을 보유한 정암사는 신라 선덕여왕 5년(636년)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된 것으로 전해진다.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가운데 한 곳이다.최승준 정선군수는 “수마노탑 국보 지정으로 정선군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정선아리랑과 함께 유·무형 문화재가 공존하는 역사 문화도시로 재탄생했다”고 말했다.천웅 정암사 주지스님은 “1000년 전 건립된 수마노탑은 나라의 태평과 백성의 편안함을 염원하는 ‘국태민안’의 의미를 담고 있는 만큼 국보 승격이 코로나19 극복에 도움이 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국보 수마노탑의 가치
 

▲ 국가기록원에서 확인된  1948년~1956년 수마노탑 사진.
▲ 국가기록원에서 확인된 1948년~1956년 수마노탑 사진.

국보 제332호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은 기단에서 상륜부까지 완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는 모전석탑이다.석회암 지대인 지역 특성을 반영해 고회암(돌로마이트)으로 제작됐다.‘산천비보’(山川裨補) 사상과 사리신앙을 배경으로 높은 암벽 위에 조성된 특수한 석탑이다.지난 1972년 탑 해체 당시에 함께 나온 탑지석 등 자료에서 수리기록과 연혁을 알 수 있다.또 모전석탑으로 조성된 진신사리 봉안 탑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경주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국보 제21호)과 다보탑(국보 제20호)을 포함해 탑의 이름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희소한 탑이다.수마노탑이라는 명칭은 불교에서 금·은과 함께 7보석 중의 하나인 마노(瑪瑙)와 관련이 있다.수마노탑 아래 적멸보궁이 자리 잡고 있는 정암사는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으로 위상을 가지고 있다.수마노탑은 전체 높이가 9m에 달한다.화강암 기단 위에 세워진 1층 탑신에는 작은 불상 등을 모셔둔 ‘감실’을 상징하는 문비가 있다.그 위로 정교하게 다듬은 모전 석재를 포개어 쌓았다.탑신석 위에 놓는 지붕같이 생긴 돌인 ‘옥개석’의 낙수면과 층급받침 단 수를 층별로 일정하게 쌓았다.수마노탑과 같은 단일 탑파로 국보로 지정된 문화재는 1997년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이 마지막이었다.지난 23년 동안 탑 문화재가 국보로 승격되지 않은 것이다.수마노탑은 지난 1977년 영양 산해리 오층모전석탑 이후 43년만에 국보 모전석탑이다.


#국보 승격 기념식과 정암예술제

정선군과 정암사는 9일부터 10일까지 수마노탑 국보 승격을 자축하는 기념식과 정암예술제를 개최한다.정암예술제는 9일 고한읍과 정암사 등지에서 수마노탑 길놀이 행사와 축하 공연 등 참여형 문화예술행사로 열린다.이어 10일에는 국보승격 경축 기념식이 정암사 경내에서 열린다.기념식은 정재숙 문화재청장의 국보 지정서 전달과 수마노탑 탑돌이 등으로 진행된다.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참가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체온 확인과 방명록 작성 후 손목밴드를 착용해야 참여가 가능하다.서건희 군 문화관광과장은 “수마노탑의 국보 승격을 선포하는 기념행사를 통해 가치와 의미를 알리겠다”고 말했다. 윤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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