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148억원 편성…이주 후보지 주민투표로 정할 예정

▲ 13일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에서 수해민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길리는 지난 4일 집중호우로 한탄강이 범람해 주택과 농경지 등 마을 대부분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봤다. 2020.8.13
▲ 13일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에서 수해민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길리는 지난 4일 집중호우로 한탄강이 범람해 주택과 농경지 등 마을 대부분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봤다. 2020.8.13
상습 수해 지역인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주민의 숙원 사업인 ‘집단이주’가 국비 편성과 후보지 물색 등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철원군은 최근 정부로부터 편성 받은 수해 복구 예산 가운데 이길리 마을 집단이주 비용 149억원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기존 마을을 철거하고 이주 지역에 도로, 상하수도, 가스, 전력 등 기반시설 조성할 계획이다.

마을 주민들도 집단이주라는 큰 틀에 합의하고 세부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특히 오는 17일에는 마을 식당에서 주민총회를 열고 이주지역을 선정할 예정이다.

마을 위쪽 고지대와 토교저수지 인근, 마을 입구 인근, 군부대 유휴지 등 이주 후보지 5곳 중 하나를 정할 계획이다.

철원군도 주민들이 새로 마을을 세울 곳을 정하면 이후 이주 계획 등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 6일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주민들이 수해로 어질러진 집을 정리하고 있다. 이 동네는 전날 한탄천 범람으로 완전히 물에 잠기는 피해를 봤다. 2020.8.6
▲ 6일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주민들이 수해로 어질러진 집을 정리하고 있다. 이 동네는 전날 한탄천 범람으로 완전히 물에 잠기는 피해를 봤다. 2020.8.6
다만 집단이주의 가장 큰 걸림돌로 ‘기존 마을 수용 여부’가 꼽힌다.

수재민은 현행법상 주택 건축 비용을 가구당 1천600만원까지만 지원받을 수 있어 새로 집을 짓기 위해서는 지금 사는 곳이 제값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정확한 감정평가를 거쳐 정부나 강원도, 철원군이 수용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앞선 8월 초 철원지역에 닷새 동안 700㎜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한탄강이 범람해 이길리의 집과 농경지 대부분이 물에 잠겼다.

주택 68채가 침수됐고 이재민 139명이 발생했다.

1996년과 1999년에 이어 올해도 물난리가 거듭되자 주민들은 집단이주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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