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관광두레 주민사업체

[강원도민일보 권소담 기자]‘관광두레’는 지역주민들이 지역 고유의 특색을 지닌 숙박·식음·여행·체험·레저·기념품 등을 생산·판매하는 관광사업체를 창업하고 경영할 수 있도록 밀착 지원하는 사업이다.관 주도의 관광개발로 인한 지역주민의 배제,하드웨어 중심 사업의 한계 및 로컬 관광의 지속성·자립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면서 로컬 관광에서의 지역 주민 공동체의 직접 참여가 강조,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이를 위해 관광두레는 관광객의 소비가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는 관광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한다.지역 주민들이 자발적,협력적으로 법인체를 만들고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을 상대로 숙박,식음,기념품,주민여행,체험 등 관광사업을 경영하도록 육성한다.비즈니스 모델인 ‘관광’과 공동체 네트워크 ‘두레’가 합쳐져 주민사업체인 ‘관광두레’로 거듭났다.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며,한국관광공사 강원지사(지사장 박범석)는 강원지역의 주민사업체의 전반적인 운영을 총괄 지원한다.각 시·군에는 관광두레 PD가 주민사업체 발굴,조직화 단계에서부터 창업·경영개선 지원 등을 수행하며 중간 지원 역할을 담당한다.올해 도내에서는 평창 7곳,정선·속초 6곳,원주·양양 5곳,삼척 4곳 및 강릉,속초 등 도내에서 33개의 관광두레 사업이 진행중이다.관광두레 주민사업체는 교육,멘토링,견학,파일럿 사업 등을 맞춤형으로 지원받는다.안전한 거리두기 여행이 각광받으며 영동남부권 관광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는 삼척지역의 주민사업체 두 곳을 소개한다.

커피마린협동조합
김상록 대표 커피분야 경험 바탕 승부수
삼척·태백 스토리 입힌 커피 드립백 개발
해안절벽 위 마린데크 노후 이미지 탈피
삼척조청 ‘슈슈라떼’ 등 메뉴·장소 입소문

커피마린협동조합(대표 김상록)은 삼척해변과 삼척항을 잇는 해안도로 조각공원 아래,동해 바다를 품은 절벽 아래 자리했다.2012년 김상록(48) 대표가 마린데크 레스토랑을 인수했으나 인근에 대형 리조트가 생기고 상권이 이동하며 위기를 맞이했다.노후한 레스토랑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김 대표가 승부수를 던졌다.

폐업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개업 초기 함께 일했던 직원들과 함께 변화를 모색하기로 하고,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관광두레 사업을 신청했다.지난 2019년 개인사업체를 협동조합으로 변경하고 레스토랑을 카페 겸 커피제조 공간으로 탈바꿈했다.그 결과 젊은 소비자와 잠시 머무는 고객을 주력으로 하는 브런치 매장으로 거듭났다.

골든커피어워드에서 3년 연속 수상한 김상록 대표의 경험이 있었기에 커피 체험에 중심을 둔 변화는 효과적이었다.해안 절벽에 위치(사진)해 파도를 생생히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살려 바다 조망 방향으로 테이블 배치를 바꾸는 등,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고자 노력했다.스타셰프 신효섭 요리연구가를 멘토로 초빙해 연두부티라미수,퐁당 쇼콜라,프렌치토스트,파니니 등 디저트 및 브런치 메뉴를 개발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삼척 황금 찰수수 조청을 이용한 슈슈라떼는 지역 명물로 거듭나고 있다.마을기업 복동아리와 함께하는 상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가곡면 동활리에서 재배된 수수로 빚은 조청으로 맛을 낸다.

수익 다각화를 위해 커피 드립백(사진) 제품을 개발했으며 판로 확보를 위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개설도 준비 중이다.태백 이지영디자인(대표 이지영)과 협업으로 탄생한 ‘태백·삼척 지역 스토리 디자인 커피 드립백 3종’은 주민사업체로서의 정체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은빛 바다의 햇살을 가득담은 삼척을 커피로 묘사해 ‘블루’,탄광도시 태백을 닮은 ‘블랙’,두 도시가 만나 스모키한 바디감과 감칠맛이 어우러진 ‘하우스 블랜딩’ 등 강원도 로컬 커피 시리즈가 탄생했다.이 제품은 강원 사회적경제기업 협업 오디션에서 수상하는 등 공공구매에 적합한 사회적 의미를 담은 로컬 상품으로 인정받았다.

또 문화예술사회적협동조합 플랫폼 702와 함께 작가들이 참여하는 ‘작은 미술장터 소풍’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등 지역사회와 협업하는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바다의날을 맞아 바다 표류물이나 쓰레기를 주워 모으는 ‘비치코밍(beachcombing)’을 기획,재활용품으로 예술 작품을 만드는 활동을 선보이는 등 특색있는 관광 체험을 제공하려는 새로운 시도도 빛났다.

김상록 커피마린 대표는 “코로나19로 경영 환경이 어려워졌지만,비치코밍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 활동을 기획해 삼척 해안도로를 삼척 관광의 중요한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라진협동조합
나릿골 토박이들 중심 공동체 형성
어부 아내들 로컬식당 ‘할머니의 부엌’
삼척항 내려다보는 카페 ‘나리꽃담장’
골목길 탐방코스 개발 스토리텔링 추진

정라진협동조합(이사장 김장용)은 삼척항이 내려다보이는 산동네 ‘나릿골’을 기반으로 탄생했다.전성기에는 삼척 사람을 모두 먹여 살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고기도,사람도,돈도 넘치던 동네였다.예부터 나리꽃이 많았다던 낭만 넘치는 마을이지만,최근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주민 대다수가 70대 이상인 낙후한 어촌 산동네 마을로 전락하면서 변화가 필요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삼척시는 2016년부터 나릿골감성마을 조성 사업을 진행,나릿골 주민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됐다.지난 2019년 주민 26명이 참여해 정라진협동조합을 설립,관광두레 주민사업체에 참여했다.조합원 대다수가 어르신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로컬 관광과 공동체 사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으나 나릿골과 비슷한 환경의 타 지역을 견학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갔다.지난해 11월에는 어부의 아내들의 손맛을 담은 로컬 식당 ‘할머니의 부엌’과 마을의 이야기와 감성을 담은 커뮤니티 카페 ‘나리꽃 담장(사진)’이 영업을 시작했다.할머니의 부엌에서는 문어해물칼국수,꽁치국수,장칼국수,들깨수제비,가자미회무침,가자미튀김 등 이 지역 음식을 맛볼 수 있고,나리꽃 담장 카페에서는 삼척항을 한눈에 조망하며 느긋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나릿골감성마을의 주축인 식당과 카페 활성화를 위해 정라진협동조합에서는 동해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마을 꼭대기에 꽃밭과 포토존이 있는 바다정원을 조성하기로 했다.이미 지난 가을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등 지역 명소로 거듭나고 있는 공간이다.나릿골 토박이 김장용(69) 이사장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했으며 지역에서 30년간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한 강동수(60) 부이사장은 마을 곳곳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등 재능기부에 적극적이다.조합원들이 힘을 모아 마을에 작은 미술관과 역사관을 만들기 위해 기획 중이며,마을 골목길 탐방코스 개발도 준비하고 있다.

또 어부의 아내로 묵묵히 삶을 살아온 동네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스토리텔링 작업도 추진할 계획이다.올해 가을에는 코로나19를 이겨내고 마을 골목골목 곳곳에서 ‘나릿골 바다정원 축제’를 준비할 예정이다.할머니 사업단을 구성해 제철 생선을 말리고,가자미 식해 만들기 등 원데이 클래스를 운영해 관광 콘텐츠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김장용 정라진협동조합 이사장은 “삼척 지역을 찾은 관광객들이 우리 마을에서 함께 살아가는 정을 느끼도록 공간을 꾸려나가고자 한다”며 “청년들의 발길이 모여 우리 동네가 미래가 있는 살기 좋은 곳으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밝혔다. 권소담 kwonsd@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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