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우영(강릉) 서울시 정무부시장
코로나19 위기 선제적 대응 1000만 서울시민 삶 책임져
학생운동·국회의원 보좌 거쳐 2010년 최연소 구청장에 이름
“올림픽 유산 활용 강원 제안에 중앙정부의 냉혹한 태도 분개”
“통일 막연히 기다리지 말고 준비” 남북 경제자유협력지대 제안도
차기 도지사 출마 여부 질문에 “부시장 임무 최선 후 수구초심”

“선제적인 위기 대응으로 코로나19로부터 1000만 서울시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시청 6층 집무실에서 만난 강릉 출신의 김우영(52) 정무부시장은 취임 후 8개월여 동안 매일매일 코로나19와 전쟁을 하고 있다.은평구청장과 청와대 비서관 등을 역임한 김 부시장은 작년 7월 초 취임하자마자 박원순 전 시장의 유고로 비상 상황에 직면한 서울시정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섰다.

“예상하지 못한 일을 겪으면서 힘들었지만 1000만 서울시민들의 삶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다.코로나19 전시상황에서 정부·국회와 서울시를 연결하고 현안을 조율하는 교량 역할을 해왔다”고 했다.

김 부시장은 중앙정부와 서울 시정부가 쉽게 결정하지 못하던 △광화문 8.15 집회 10인 이상 집합금지 △마스크 착용 의무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등을 선제적으로 결정함으로써 코로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그는 “경기도는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시행하는데 정작 확진자가 2배나 많은 서울시는 결정을 못 하고 있었다.또 3차 대유행을 맞아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정부는 경제적 파장을 우려해 미루고 있었다.정부 대응만을 기다릴 수 없어 경기도,인천시와 수도권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전격 이끌어 냈다”고 했다.

김 부시장은 이 과정에서 팔로우십을 주목했다.“당국이나 정부의 리더십도 좋아졌지만 시민들과 국민들이 잘 따라준 팔로우십의 결과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해 물었다.그는 “코로나19 원인을 찾는다면 생태환경 파괴에 있다.도시는 인간과 숲이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가야한다.세종대로의 ‘사람 숲길’과 연결해 차량 통행보다는 시민 보행,콘크리트보다는 숲이라는 컨셉을 갖고 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김 부시장의 정치 인생과 자치분권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옥계가 고향이다.옥계초교,옥계중,강릉고를 졸업했다.대학에서 국문학을 했는데 문학이라는 것이 불가능에 대한 상상의 영역이다.혁신에 대해 고민하면서 학생운동을 했다.당시 대학총장이 삼척출신의 장을병 선생이셨는데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미운정 고운정이 들었다.총장님이 1996년 15대 총선에 출마하셨는데 선거를 돕다가 국회의원으로 보좌하면서 나도 정치에 입문했다”고 소개했다.

그뒤 은평구에 지역구를 두고 있던 이미경 전 국회의원을 10년간 보좌했다.초대 노사모 멤버로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선대위에 합류해 이낙연 대변인을 모시고 참여정부 출범에 기여했다.2010년 전국 최연소(만40세) 구청장에 당선돼 8년간 은평구정을 맡았다.2018년부터 1년간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자치발전비서관 등으로 일했다.

그는 자치분권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밝히며 강원도민들의 결집력을 역설했다.“자치분권은 중앙이 갖고 있는 것을 나눠 주는 것이 아니다.주권재민.권력이 나오는 곳이 마을과 자치단체다.정당한 국민적 권리로서 강원도가 주장하는 새로운 도전들을 과감하게 실천해야 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김 부시장의 이야기는 계속된다.“할머니 고향이 평창 봉평이다.초등학교 입학전 갔는데 대관령을 기준으로 강릉은 물이 동쪽으로 흐르는데 봉평은 서쪽으로 흘렀다.충격이었다.남북간 긴장국면에서 가장 피해를 많이 보는 곳이 강원도다.하지만 협력관계로 바뀌면 가장 큰 혜택을 볼 수 있다.강원도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과 북·미를 연결하면서 물꼬를 바꾸는 큰 역할을 한 것이다.올림픽 유산인 가리왕산 활용을 놓고 강원도가 정부에 대화를 요청했을 때 약소한 강원도를 쉽게 보는 중앙정부의 냉혹한 태도에 정말 분개했었다”고 했다.그러면서 “국가를 위해 헌신했으면 발언권을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결집력도 중요하다.떼를 쓰는 것이 아니라 당당히 요구하는 강원도민의 시대가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원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대안으로 주민등록인구제를 보완할 수 있는 체류인구등록제 도입과 강원·호남·충청이 연대하는 ‘강호축’ 개발구상을 제시했다.

김 부지사는 남북한 협치모델도 제안했다.“통일로 가는 준비과정에서 강원도가 비(非)정치분야에서 ‘경제자유협력지대’를 만들어 새로운 출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독일처럼 통일이 어느 날 갑자기 올 수도 있는데 막연히 기다리지 말고 큰 그림을 그리며 적극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내년 지방선거에 맞춰 강원지사 출마 가능성을 물었다.“수구초심(首丘初心).항상 고향 강원도를 바라봤고 챙겨왔다.먼저 서울시 부시장으로서 할 일을 한후….강원도도 이제 좀 더 역동적인 변화를 주도하고 중앙무대에서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했다.그러면서 “‘순둥이’,‘비탈’ 등등.이는 외부에서 우월적인 지역주의 시각으로 만든 관념인데 강원도 사람들은 기개가 있고 지혜도 있다.이젠 기존의 지배적 질서에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강원도에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에서 미래를 보는 통찰력과 대중들의 감각과 교류할 수 있는 소통력이 매우 중요한 시대다.좀 더 소장파를 중심으로 새로운 시각과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했다.

전국 최연소 구청장을 역임하고 1000만 수도 서울의 2인자인 김우영 부시장의 시선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남궁창성


▶김우영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강릉 옥계에서 태어났다.강릉고 졸업후 성균관대에서 국문학을 공부했다.1996년 장을병 전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이미경 국회의원 보좌관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 재단’ 기획위원을 지냈다.18~19대 은평구청장과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제도개혁비서관·자치발전비서관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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