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건너오는

매캐한 화약 내음이 있다

절규하는 소리가 있다



종려나무 숲 사이

황금 파고다 즐비한 거리

적도의 갈증마저 삼켜버리는

뜨거운 함성이 있다



아이의 천진한 얼굴

정조준하여 날아오는 총탄

사롱과 살점이 흩어지고

벵골만의 노을처럼 포도를 덮어간다



쏟아지는 스콜도 지워내지 못하고

포근한 대지조차 품어낼 수 없어라



이리와디강 줄기 줄기마다

물을 안아 흐르고

아라칸 산맥의 울창한 숲은

달리하는 초목이 어울어진 것처럼

버마인 샨족이며, 카렌족이면 어떠하랴



슬픔 딛고 굴종을 밟고 서면

언제나 그랬듯이 사나운 사이클론 지나고

눈부신 햇살 비춰

맑은 강물 흐른다


박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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