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치악산 수레너미길 3코스(태종대~수레너미재) 산책
14.9㎞ 구간 왕복 4~5시간 소요
태종, 운곡 쫓아 수레 타고 넘어
숲길 곳곳 쉼터서 자연경관 감상

▲ 치악산둘레길 3코스 수레너미길 횡성구간은 치악산 자락의 계곡을 따라 봄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산책길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박창현
▲ 치악산둘레길 3코스 수레너미길 횡성구간은 치악산 자락의 계곡을 따라 봄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산책길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박창현

치악산 둘레길은 원주시 행구동~소초면~횡성군 강림면에 걸쳐있다.둘레길 코스 중 사제지간인 태종과 운곡선생의 역사가 내려오는 3코스 ‘수레너미길’은 횡성군 강림면 강림리 태종대~원주시 소초면 학곡리 한다리골로 연결되는 총 14.9㎞ 구간이다.이 코스를 완주하는데 4~5시간 정도 소요된다.등산이라기 보다 치악산 능선의 매화산과 천지봉 사이에 있는 고개정상,즉 수레너미재를 넘는 산책코스로 다녀올 수 있다.지난 2006년 건설교통부가 주관한 ‘한국의 아름다운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봄철에는 철쭉꽃이 나들이객을 맞이한다.

▲ 수레너미길 지도
▲ 수레너미길 지도

#역사의 길을 걷다

수레너미재는 조선조 3대 태종 이방원이 스승 운곡 원천석을 찾기 위해 수레를 타고 넘었다하여 붙여졌다.운곡이 고려의 멸망을 상심하여 관직을 거부하고 개성을 떠나 강림에 은거할 당시에 이방원이 스승에 대한 그리움에 수레를 타고 넘었다는 수레너미재를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역사 여행을 온듯한 또다른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하지만 이 코스의 단점 중 하나는 교통편이 많지 않아 출발점으로 다시 복귀하기가 까다롭다는 점이다.이 때문에 가벼운 봄나들이를 원하는 가족이나 연인이라면 치악산둘레길 3코스 중 횡성구간에서 수레너미 정상까지 왕복하는 코스를 추천한다.태종대에서 수레너미재까지 거리는 총 8㎞ 가량으로 왕복 3~4시간 정도 걸린다.

치악산 자락은 고봉들 사이에 가파른 계곡이 자리해 예로부터 산세가 뛰어나고 험난하기로 이름이 높지만 횡성 강림쪽에서 수레너미재까지 가는 길은 말 그대로 수레가 넘었을 정도로 그리 험하지 않고 평탄해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올 수 있다.치악산둘레길 3코스의 횡성구간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인 태종대는 횡성군 강림면 강림리에 있다.운곡 원천석 선생의 강직하고 굳은 선비의 절개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 장소이다.이방원은 임금이 되기 전 스승이었던 운곡을 찾아 왔지만 끝내 만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그 후 태종이 스승을 기다리며 머물렀던 곳을 ‘주필대’라고 칭했다가 후일 방원이 태종으로 등극하자 ‘태종대’라고 불리게 됐다고 전해진다.

▲ 치악산둘레길 3코스 수레너미재 정상에는 웅장한 엄나무가 자리잡고 있다.
▲ 치악산둘레길 3코스 수레너미재 정상에는 웅장한 엄나무가 자리잡고 있다.

#여유있는 숲길산책

태종대에서 점터골삼거리를 거쳐 현재 강림면도 102호 확포장공사 구간을 따라 4㎞ 가량을 올라가다 보면 수레너미재 숲길을 알리는 표지판이 나온다.이곳까지 도보도 가능하지만 차량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수레너미재 숲길은 야자매트로 포장돼 사계절 날씨와 관계없이 편안한 발걸음으로 산책을 할 수 있다.여기다 졸졸 흐르는 계곡이 나들이길을 동행해 자연 속의 여유로움을 느끼기에 제격이다.숲길 곳곳에는 데크로 제작된 쉼터가 설치돼 땀을 식히며 자연경관을 둘러볼 수 있다.울창한 일본잎갈나무 숲을 따라 1시간 안팎 걷다보면 수레너미재 정상을 밟게 된다.이곳에는 이른바 개두릅나무라고 불리는 거대한 엄나무 한 그루가 반갑게 인사한다.정상에는 치악산국립공원에서 운영하는 ‘느린우체통’이 설치돼 이 우체통에 엽서를 넣으면 1년 후에 배달된다.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가볍게 산책을 원한다면 수레너미재 정상에서 오던 길로 돌아가면 왕복 3시간 남짓의 나들이를 마무리할 수 있다. 박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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