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판, 산삼이라 속인 사기꾼같아

백가쟁명(百家爭鳴)의 시대!시시비비(是是非非)를 가리는 것조차 쓸데없는 짓으로 치부되기 일쑤입니다.정치판은 더 혼란스럽습니다.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언어가 넘쳐나고 아침 저녁으로 말뜻이 달라져 갈피를 잡을 수 없지요.진영과 세대를 넘어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신박한 정치언어가 그립습니다.거짓으로 구별되지 않고 ‘참’으로 관통하는 시대의 언어!그러나 그런 말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아둔하고 어리석은 행태로 비춰집니다.상대를 깎아내리고 짓밟아야 내가 사는 세상.아니꼽습니다.

5말6초 산행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식물이 있습니다.꽃과 잎이 멋들어진 백선(白鮮)이지요.봉삼(鳳蔘) 또는 봉황삼(鳳凰蔘)으로 불리는 이 식물은 종종 희대의 사기극에 연루되곤 합니다.땅 속으로 뻗은 뿌리가 유려해 이를 악용하는 사기꾼들이 넘쳐나기 때문입니다.10여 년 전에 봉삼을 산삼보다 효능이 뛰어난 식물로 속여 수 천 만원에서 억대의 돈을 가로챈 사기사건이 불거졌지요.문제는 돈뿐 아니라 건강까지 해친데 있습니다.봉삼을 만병통치약으로 믿고 복용한 구입자들이 간 기능 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었지요.

많은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봉삼은 산삼과는 전혀 무관한 식물입니다.이 식물은 주로 뿌리껍질을 약재로 활용하는데 피부질환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암세포를 억제하거나 각종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입니다.약초로 이용할 때는 뿌리 가운에 박힌 심(목심)을 제거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간 기능 장애 등 예기치 않은 화를 입을 수 있습니다.산삼보다 뛰어나다는 말은 명백한 사기이자 거짓입니다.

공동체 사회에서 정치는 꼭 필요합니다.선한 정치,멋진 정치인을 만나는 건 행복한 일이지요.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가 접하는 정치는 상식과 정의와는 거리가 멉니다.권모술수와 사기,거짓이 판치는 난장판이지요.정치판을 거짓말 경연장이라 해도 무리가 아닙니다.백선에 봉황삼이라는 이름을 붙여 사기 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이쯤해서 묻습니다.흔하디 흔한 백선을 산삼보다 낫다며 사기 치는 무리와 그럴듯한 사탕발림으로 혹세무민하는 정치인이 뭐가 다른지….알면 되받아칠 수 있지만 모르면 속수무책입니다.봉삼을 보며 든 단상입니다.

▲ 강병로 전략국장
▲ 강병로 전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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