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헌혈기피 심각
춘천서 혈액암 환자 사망 발생
장병 백신 접종후 사태악화 우려

재난급 혈액난 상황 속에서 수혈을 받지 못해 환자가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정모(25·춘천)씨는 지난 14일 SNS 게시글에 자신의 형이 혈액암에 걸렸지만 피가 없어 위급한 상황에 놓였다며 도움을 요청했다.정씨는 “친형이 골수이식을 받은 후 퇴원했지만 몇 달이 지나지 않아 재발해 생명이 위험한 상태”라며 “현재 백혈구 생성을 못해 수혈이 필요한데 병원에 피가 없는 상황이다.RH+ O형이신 분들을 다급히 찾고 있다”며 자신의 연락처를 남겼다.하지만 정씨의 형은 추가 헌혈자를 구하지 못했고,결국 16일 오전 눈을 감았다.

코로나19 여파로 헌혈 기피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강원도내 혈액보유량이 연일 바닥을 보이고 있다.더욱이 7월부터는 도내 헌혈량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군장병의 백신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어서 혈액난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강원도내 헌혈자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감했다.지난 2018년만 해도 16만762명으로 집계된 헌혈자수는 2019년 15만3138명으로 감소했고 지난 해에는 13만9882명으로 주저앉았다.전년 대비 8.7% 감소한 셈이다.특히 고교생들의 헌혈 비율이 눈에 띄게 줄었다.2019년 1만4245명이던 고교생 헌혈자는 지난해 2812명으로 1년새 80% 넘게 추락했다.

여기에 내달부터 강원도내 헌혈 비율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군장병들의 코로나19 접종이 시작되면서 혈액난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백신을 맞으면 최소 일주일간은 헌혈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원혈액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헌혈량이 크게 줄어 도내 곳곳에서 피가 부족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다음달부터 당장 군장병의 백신 접종이 시작될 텐데 혈액난이 더욱 심각해질까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도청은 오는 22일 오전 10시부터 혈액수급난 해결을 위해 강원도민일보 등이 전개하는 ABO(ACT BLOOD DONATION NOW) 헌혈 릴레이 캠페인에 참여한다. 정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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