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은 서울본부 취재기자
▲ 이승은 서울본부 취재기자

대선을 앞두고 매일같이 쏟아지는 여의도 정치 기사들을 보면서 영화 ‘정직한 후보’를 틀었다.정직한 후보는 4선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주인공 주상숙이 뜻 밖의 저주에 걸려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코미디 영화다.

주인공은 각종 인터뷰와 공식 행사에서도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나오는 솔직한 발언들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한편 속이 뻥 뚫리기도 한다.

속이 뻥 뚫렸다는 건 그동안 앞과 뒤가 달라 ‘척’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에 느꼈던 염증을 영화로나마 해소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2021년 여의도 정치에는 솔직함과 공정을 요구하는 MZ세대(1980년대생∼2000년대생)라는 바람이 몰려오고 있다.사회·경제적으로 연구 대상으로 떠오른 이들은 두루뭉술한 말과 논리를 부정하면서 ‘그러면 그렇고 아니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당당함을 가져 때론 기성세대들에게 ‘예의 없다’고 치부되기도 한다.이 현상은 정치 분야에서도 서서히 적용되고 있다.

그 신호탄은 36세 이준석이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되면서부터라고 봐도 무방하다.수치상으로 봐도 이 대표 선출 이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MZ세대의 활동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국민의힘 신규 당원은 지난해 대비 10배가 증가한 가운데 이중 MZ세대 비율은 약 40%로 나타났다.강원도당에도 같은 기간 신규 입당한 청년들은 3000여명에 달한다.국민의힘 대변인단 선발 공채 ‘나는 국대다’에 지원한 546명 중 MZ세대의 지원율은 70%를 차지했다고 한다.이 중 16강에 진출한 사람들의 평균 연령은 30.6세다.조금 과장하자면 MZ세대들은 기존 세대들에게 경고를 보내는 듯 하다.

MZ세대의 목소리는 여야를 막론하고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다.특히 공정을 요구하는 부분에서다.야당의 ‘이준석 돌풍’에 맞서 청와대에서는 1996년생의 박성민을 청년비서관으로 임명했다.그러나 박 비서관의 깜짝 발탁에 대해 일각에서는 대학생 신분으로 1급 상당의 고위직의 벼락 승진을 했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박탈감닷컴’이라는 홈페이지를 개설해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변화를 겪는 과정 속에서 다양한 의견들을 표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건강한 사회여야만 나올 수 있다.MZ세대의 목소리가 커진 기회를 통해 단지 정치권이 더 이상 이 세대를 ‘미래의 꿈나무’가 아닌 ‘지금의 주체’로 인식하길 바랄 뿐이다.

MZ세대 정치인들은 기성 정치인들의 모습에서 벗어나 공정과 당당함을 앞세워 ‘솔직한 정치인’이 됐으면 한다.

대선과 MZ세대.20대 대선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에 ‘중요한 변화’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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