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효 많은 해당화 수난시대

▲ 강병로 전략국장
▲ 강병로 전략국장

‘따로 또 같이’가 익숙합니다.함께 있어도 거리를 두고,거리를 두면서도 눈치볼 일이 없으니까요.아주 오래 전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혼자 노닐고 홀로 움직입니다.7월 첫 주말의 동해바닷가.5인 이상 집합금지가 풀렸는데도 사람들은 당연하다는 듯 솔로의 자유를 누립니다.해변에서도 예외가 아니었지요.혼자 바닷가를 거닐거나 벤치에 앉아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드는 모습.그 사람들 틈에서 유별나게 빛나며 진홍빛 노을을 온 몸으로 빨아들이는 열매가 있었으니….해당화였습니다.

바닷가 모래밭에 질긴 생명력을 박아 넣은 해당화는 무리지어 자라면서도 그 하나하나가 서로 다른 멋과 자태를 뽐냅니다.화려하지만 요염하지 않고 거칠지만 부드럽게 춤을 추며 명랑 유쾌 발랄한 삶을 이어갑니다.꽃이 진 뒤에도 자신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발현하는 해당화.이 식물은 뿌리부터 줄기 잎,꽃,열매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이 때문에 고성 속초 양양 강릉 동해 삼척 해변을 수놓던 해당화가 멸종위기에 몰리기도 했지요.약효와 효능이 입소문을 타고 번지며 약초꾼들의 표적이 된 겁니다.안타깝게도 해당화의 수난은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꽃은 흰색부터 연분홍,진홍까지 가지각색입니다.향기가 장미보다 강해 향수 원료로 쓰이며 꽃차로 즐길 때는 채취시기를 잘 맞춰야 합니다.활짝 핀 꽃보다는 개화 직전이 적기입니다.뿌리는 가을에 채취하는 것이 좋으며 열매는 7~8월이 적당합니다.해당화 효능으로는 당뇨 예방과 간 기능 개선,피로회복,체지방 조절 등이 있으며 관절과 뼈 건강에도 도움이 됩니다.진홍빛으로 익는 열매는 비타민C가 풍부해 겨울철 감기 예방뿐 아니라 면역력 강화에 효과가 있습니다.잘 익은 열매는 술을 담그거나 효소로 만들 수 있습니다.

동해안 해당화가 멸종위기에 몰린 반면 백령도는 섬 전체가 해당화 천지입니다.심청이 몸을 던져 아버지의 눈을 뜨게 했다는 인당수.그 사나운 뱃길이 섬 인근 물길이라는 전설 때문인지 이곳의 해당화에서는 효(孝)의 향기가 묻어납니다.노인성 질환과 성인병 치료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보아 생뚱맞은 얘기는 아닌듯합니다.해당화엔 피로회복과 식욕을 증진시키는 약효가 분명 있습니다.배탈을 예방하기 위해 해당화 꽃밥을 먹기도 하지요.심청과 해당화 그리고 효(孝).팬데믹 시대,한번쯤 눈여겨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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