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추석 연휴 잘 지내는 법
예술·교육·전시 프로그램 다채
유튜브로 보름달 공개 관측회
메타버스 활용 어린이 콘텐츠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쓴 책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를 보면 명문이 나온다.‘추석이란 무엇인가’.

거창한 문장이 아니다.아주 짧은 의문문일 뿐임에도 불구하고 2030세대에서 명절 시즌만 되면 회자되고 있다.명절을 빌미로 모인 주변인들이 자신의 근황에 과도한 관심을 가질 때,이를 정면돌파 할 수 있는 하나의 방편으로 제시된 말이기 때문이다.요즘 반에서 몇 등이나 하는지,언제 결혼할 것인지,아기는 몇 명이나 낳고 싶은지,남자친구 직업은 무엇인지,월급은 얼마나 받는지…김 교수는 괜한 변죽을 두드리는 이같은 질문에 대한 반격으로 ‘정체성’을 찌르는 근본적인 질문하기를 제안했다.“가족끼리 이런 이야기도 못하니”라고 하면 “가족이란 무엇인가”라고 물어보라는 식이다.2021년 다시 한번 묻고 싶은 명제다.정말이지 ‘추석이란 무엇인가’.지난 해 부터는 그런 질문을 듣고 싶어도 못 듣는 거리두기 명절을 보내고 있다.누군가에게는 반가운 가을방학이 될 수도,또 다른 이에게는 외로움이 더해지는 며칠 간이 될 수도 있다.무엇을 해야 하면 좋을까…고민하는 독자들을 위해 몇 가지 제안을 드린다.소규모 가족끼리 모인 이들에게는 서로 상처만 줄 수 있는 질문 말고 정말 서로의 생각을 잘 알아갈 수 있는 ‘밸런스 게임’을 제안한다.혼자 고요한 명절을 보내게 된 독자들에은 미뤄뒀던 ‘집 안 정리’를 해 보면 어떨까.그래도 추석인데 자녀들과 함께 명절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메타버스’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비대면으로 즐길 수 있는 ‘집콕’ 문화 프로그램들도 곳곳에서 준비해 두고 있다.이도 저도 번거롭다면,다시 고개를 옆 페이지로 돌려 영화 소개를 보며 한 작품 골라보시기를.

▲ 국립현대미술관이 ‘집으로 ON 미술관’ 을 통해 박수근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 국립현대미술관이 ‘집으로 ON 미술관’ 을 통해 박수근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 집콕 문화도 취향 따라 고르는 시대

코로나19 확산 2년째를 맞으면서 취향별,장르별로 즐길 수 있는 비대면 문화생활 콘텐츠가 대폭 늘었다.

문체부는 17∼26일 ‘집콕문화생활(culture.go.kr)’에서 추석맞이 특별기획전을 운영한다.국공립 문화예술기관 등이 제공하는 공연·영상,전시·체험 등 비대면 문화예술 콘텐츠가 다양하다.고전 영화부터 문화유산 ASMR까지 연령대와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골라 보면 된다.장구 타법과 기본 장단 등을 알려주거나 애니메이션으로 공연예술 역사를 소개하는 등 교육을 연계한 콘텐츠도 많아 긴 연휴를 보다 생산적으로 보낼 수도 있다.

전시장에 가지 않아도 작품을 보면서 해설을 듣는 랜선 전시도 많다.국립현대미술관 추천 전시들을 온라인으로 관람할 수 있다.매진 세례를 이어가고 있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을 비롯해 미술은행·정부미술은행 소장품 기획전 등 평소 보기 어려운 작품들을 만날 기회다.전시투어 형태 영상으로 큐레이터의 설명과 함께 볼 수 있다.

날씨가 좋다면 온라인으로 보름달도 볼 수 있다.국립과천과학관은 17일 오후 7시 30분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달과별 공개관측회-추석과 달’을 진행한다.달에 얽힌 전설과 동화,달 탐사 역사 등에 대해 이야기 하고,이 시기 가장 밝게 보이는 목성과 토성을 실시간 관측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 확장 가상세계 공간 ‘제페토’에서 전통문화 체험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다.
▲ 확장 가상세계 공간 ‘제페토’에서 전통문화 체험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다.

■ 아이들과 메타버스로 즐기는 추석

가상세계에서도 연휴를 즐겨보자.메타버스(metaverse·확장 가상세계) 플랫폼에서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17일부터 확장 가상세계 공간 ‘제페토’에서 전통문화 체험 콘텐츠를 선보인다.자신의 아바타로 송편을 빚거나 투호놀이를 할 수 있다.전세계 가입자 수가 2억명에 달하는 제페토는 사용자의 70%가 10대(1월 기준)일 정도로 아동·청소년 세대의 주요 문화로 자리잡았다.30일까지 진행되는 특별 행사에서는 전통문화 체험 영상에 음악과 배경을 삽입,드라마·뮤직비디오·브이로그 등 다양한 콘텐츠로 꾸며 자신의 계정에 올리면 된다.

인원제한으로 만나기 어려운 가족들도 메타버스에서 볼 수 있다.디지털배움터는 30일까지 ‘추석맞이 ON!가족 사진 자랑하기’를 진행한다.가족 모임을 온택트(메타버스 등 비대면 플랫폼)로 진행 후 인증사진을 올리는 방식이다.모바일 게임들도 다양한 추석 이벤트를 진행한다.

애니펜은 17∼22일 자사 게임 ‘AR(증강현실)과 캐릭터가 만난 키즈형 AR 모바일 게임’,‘뽀로로월드-AR 소꿉놀이’,‘로보카폴리 월드 AR’,‘캐치! 티니핑 AR’,‘미니특공대 월드’ 등에서 추석 한정 아이템을 판매하는 등 이벤트를 준비했다.

김여진·한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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