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찐 버들개지

너럭바위 감아 도는 급물살에

햇살로 부서지고



시냇물 숨 가쁘게 달려와

검은 소에 잠시 머무를 때

눈발떼기 수면 위로 모여들고 흩어진다



뽀얀 국수나무 숲 헤치고 들어가면

이끼 푸른 진퍼리를 점령한

울긋불긋 무당개구리

가까이 오지 말라 경고하고



속새 밭 가장자리 바위 위에

벌집 뒤집다 쫒겨온 노오란 담비가

가려운 낯짝을 긁어대고 있다



가파른 산길 벼랑 끝

인고의 세월 견디어 낸

거북등 같은 소나무 사이로

운무가 하얗게 하얗게 피어나고 있는 곳

박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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