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아이들은 나를 보고 모른 체 그냥 가고

국화꽃 한 송이만 눈인사를 찡긋 한다

모두가 변하였구나 낯익은 게 별로 없네.



동구에서 마주친 백발의 노인 한 분

무심코 지나고 보니 이웃집 아주머니

그분도 나를 모르고 바람처럼 그냥 가네.



가을바람 불어오는 강냉이밭 고랑에선

유년의 이야기가 어슴푸레 들리는데

발 멈춰 뒤 돌아보면 그리운 말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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