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나 수소차 등 친환경차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디젤차 역시 높은 연비와 가솔린보다 저렴한 기름값으로 꾸준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2001년 400만여대이던 디젤차 판매량은 2020년 1000만대에 육박할 정도로 늘었다.특히 2015년 63만여대가 팔렸던 수입 디젤차는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 여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증가해 4년만에 2배에 달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하지만 디젤차에는 ‘미세먼지의 주범’이라고 불리는 질소산화물 같은 대기오염 물질을 내뿜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그래서 지난 2016년 이후 제작·수입된 모든 디젤차에는 ‘SCR(선택적 촉매 환원) 시스템’이라는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한다.친환경 디젤 배기 방식인 ‘SCR 시스템’은 요소수라는 촉매제를 배기가스에 분사해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을 깨끗한 물과 질소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5000~1만㎞주행마다 한번씩 주입해야 하므로 디젤차의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는 요소수는 저질 제품을 사용하거나 제때 보충하지 않으면 고가의 SCR시스템을 망가뜨리고,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출력이 크게 떨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석탄이나 천연가스에서 뽑아내는 요소(암모니아)에 증류수를 섞어 만드는 요소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값싼 외국산에 밀려 10여년전에 명맥이 끊기면서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해 쓰고 있다.

호주와의 무역분쟁으로 석탄 수입을 금지한 중국이 최근 수출전 검사를 의무화한다는 명분으로 사실상 요소수 수출을 중단했다.이때문에 요소수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는 것은 물론 제때 구하기조차 힘들어지면서 화물차 운행중단에 따른 물류대란 가능성이 커졌다.정부가 외교채널을 동원해 중국과 협의하고 러시아 등에서 수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지만 2년 전 일본의 소재·부품 수출규제로 큰 타격을 입고 뒤늦게 경쟁력 강화 대책을 추진했던 전례를 답습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진종인 논설위원 whddls25@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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