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근상 동해안경제자유구역청 북평옥계사업부장
윤근상 동해안경제자유구역청 북평옥계사업부장

10년 전 병무청에서 시행하는 병역명문가 제도 홍보 공문을 처음 접하고, 막연히 나도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도전해 봐야겠다고 다짐했었다.그때 큰아들이 고3이었고, 5년 후쯤 신청하면 되겠노라 생각했다. 큰아들 전역 후, 드디어 병역명문가 신청에 도전했지만 1대부터 3대까지 남자 직계 비속 모두 현역 복무를 마쳐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작은아들과 조카가 아직 군대에 가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이때부터 병역명문가가 되기 위한 나의 장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당시 차남은 대학교 1학년, 조카는 고2였다. 한명이라도 현역을 마치지 못하면 병역명문가는 나 혼자만의 다짐으로 끝나게 될 일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차남과 조카에게 수시로 우리 가문을 병역명문가로 만들어 보자고 설득 아닌 설득을 몇년간 이어갔다. 마침내 2020년 2월 조카까지 수도기계화사단에서 현역 복무를 무사히 마치고 전역했다. 10년에 걸친 프로젝트가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우선 3대가 현역 복무를 무사히 마쳤다는 것이 자랑스러웠고, 10년간 기다려 온 프로젝트의 완성이 감격적이기도 했다. 한명을 제외하고 모두가 가문의 연고지 강원도에서 군복무를 마친 것도 특별하게 느껴졌다.

지난 7월 병역명문가 증서 수여식에 참석했다. 자랑스러운 병역명문가 선정을 축하하고 깊은 감사를 드린다는 강원지방병무청장님의 격려 말씀이 있었다. 가문의 영광이라는 자부심과 긍지가 뭉클하게 느껴졌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느낌을 가져봤으면 한다. 성실히 병역의무를 이행한 사람들과 가문이 존중받고, 자긍심을 느꼈으면 한다. 병역명문가 선정 후 우리 가문은 모이는 자리에서 항상 이를 화두 삼아 많은 대화를 공유한다. 뭔가 더 끈끈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가끔 대문에 걸린 ‘병역명문가의 집’ 문패를 보고 이웃들이 관심 가질 때면 쑥스럽지만 설명을 드린다. 또 한번 가슴 속에서 으쓱해지는 순간이다.

반면, 직장에서 같이 근무하는 직원은 3대가 모두 현역복무를 마쳤음에도 병역명문가 신청을 하지 않았다. 여러 번 권유했지만 하지 않고 있다. 실질적 혜택을 크게 느끼지 못해서라고 한다. 강원도와 각 시·군은 조례로 병역명문가 예우에 관한 내용을 제정, 일부 시설 이용료 등을 감면해주고 있으나 체감에는 다소 부족한 실정이다. 병역 명문가의 긍지를 높이는 것과 병행해 우대사업들을 제도화, 지원정책을 확대한다면 병역명문가 도전이 더 많아질 것으로 생각한다.60년대 이전 세대는 군대 갈 사람도, 병역을 이행해야 하는 가족 수도 많아 3대가 모두 현역으로 병역을 마쳐야 하는 병역명문가에 선정되기 어려웠다. 반면 최근에는 인구가 급감, 가족 수도 그만큼 줄어 도전해 볼 만한 프로젝트라 생각된다.나와 내 가문, 나라를 위한 병역명문가 만들기 프로젝트. 당신도 한번 도전해 보시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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