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연재 중 검열 후 차압
동화 ‘세발자전거’도 85년만 발굴
유인순·김유정학회 책에서 밝혀

▲ 동화 ‘세발자전거’가 수록된 잡지 ‘목마’
▲ 동화 ‘세발자전거’가 수록된 잡지 ‘목마’

한국 근대문학을 이끈 김유정이 쓴 동화 ‘세발자전거’가 85년만에 발견됐다.또 조선일보에 6회 연재로 끝난 소설 ‘소낙비’는 검열에 따라 7회 연재가 차압됐다는 점이 처음 밝혀지는 등 김유정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정전 김유정 전집.
▲ 정전 김유정 전집.

김유정의 동화 ‘세발자전거’는 보통학교를 대상으로 발간됐던 잡지에 실린 작품이다.이는 김유정 전공 연구자인 유인순 강원대 명예교수가 최근 펴낸 ‘정전 김유정 전집’을 통해 알려졌다.

유 교수의 이번 전집은 김유정 작가의 단편소설 뿐만 아니라 박녹주 등 지인들의 회고를 비롯해 수필,편지,일기,번역소설 등을 수록회 전집의 의미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토속적 어휘를 사용했던 김유정의 어투를 살리면서 현대식 언어와 표기로 바꾼 부분 또한 눈길을 끈다.‘김유정 작품 어휘 사전’ 또한 별도로 마련했다.

근대서지학회가 발굴한 김유정의 동화 ‘세발자전거’는 시인이자 수필가,번역가로 활동한 김소운(1907~1982년)이 1935년 12월에 창간한 보통학교 과외잡지 ‘목마’에 수록된 작품이다.당시 생활상을 핍진하게 그려내면서도 해학성을 드러내는 김유정의 특징이 담겨있다.

동화는 세발자전거의 주인 ‘기영’에게 ‘복동’이 자전거를 빌려 달라고 조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그러나 ‘기영’은 자전거를 빌려주지 않고 약을 올리기만 한다.보다 못한 복동의 언니가 묘수를 내어 ‘기영’을 골탕 먹이는 동안,‘복동’이 마음껏 자전거를 타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짧은 분량에도 명료한 메시지로 완결성 또한 갖췄다.삽화는 채만식의 ‘탁류’,이태준의 ‘청춘무성’ 삽화를 그린 고 정현웅(1911∼1976년) 화백이 그렸다.
 

▲ 김유정 문학과 문화충돌.
▲ 김유정 문학과 문화충돌.

창립 10주년을 맞은 김유정학회는 학술서 ‘김유정 문학과 문화 충돌’을 출간,김유정 관련 논문 12편을 실었다.김정화 선문대 연구원과 문한별 선문대 부교수가 쓴 ‘김유정 소설 소낙비의 검열과 복원’의 내용이 눈길을 끈다.

저자들은 ‘조선출판경찰월보’ 78호 불허가 출판물 기사요지를 통해 조선일보에 6회 연재로 끝난 김유정의 ‘소낙비’ 7회 연재분이 검열 후 차압됐다는 사실을 밝혔다.다소 선정적인 내용으로 풍속 관련 행정처분을 받은 것인데,당시 풍속을 근거로 검열 처분을 받은 사례가 26건이라는 점에서 일본 제국주의의 ‘치안방해’라는 맥락에서 검열을 받았다고 추정한다.

저자들은 검열에 의해 훼손된 ‘소낙비’의 일부를 복원하고,추후 연재 가능성도 제기했다.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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