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떠나는 박건우…1990년생 트리오 해체

▲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박건우(31)가 14일 NC 다이노스와 6년 100억 원에 계약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1.12.14
    [NC 다이노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박건우(31)가 14일 NC 다이노스와 6년 100억 원에 계약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1.12.14 [NC 다이노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프로야구 우타 외야수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박건우(31·NC 다이노스)가 두산 베어스를 떠났다.

‘두산 왕조’를 일군 황금 세대의 막내이자, 1990년생 트리오의 한 축이 사라졌다.

NC는 14일 “박건우와 6년 총액 100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박건우와의 잔류 계약을 추진하던 두산은 ‘머니 게임’에서 NC에 밀렸다.

두산의 ‘FA 이탈 역사’는 올해도 이어졌다.

‘두산 왕조’의 토대였던 1987년생들이 차례대로 팀을 떠났다.

2015년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차지한 뒤, 1988년 1월생 김현수(LG 트윈스)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며 두산과 작별했다.

김현수는 2018년 KBO리그로 돌아올 때, 두산이 아닌 LG와 계약했다.

‘2016년 통합우승(정규시즌·KS 우승)의 주역’ 외야수 민병헌(은퇴)은 2017시즌이 끝난 뒤 롯데 자이언츠로 떠났다.

‘당대 최고의 포수’ 양의지(NC 다이노스)마저 2019년 NC와 계약했다.

2020시즌이 끝난 뒤, 두산은 FA 7명을 배출했고 4명과 잔류 계약을 했다.

허경민(7년 최대 85억원), 정수빈(6년 최대 56억원), 김재호(3년 최대 25억원), 유희관(1년 최대 10억원)이 두산에 남았다.

오재일(삼성 라이온즈), 최주환(SSG 랜더스), 이용찬(NC)이 두산을 떠났지만, ‘2020 FA 시장’에서 두산은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자유계약선수 박건우(왼쪽)가 14일 NC 다이노스와 6년 100억원에 계약한 뒤 임선남 NC단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2.14 [NC 다이노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자유계약선수 박건우(왼쪽)가 14일 NC 다이노스와 6년 100억원에 계약한 뒤 임선남 NC단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2.14 [NC 다이노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2년 FA 시장에는 두 명의 두산 선수가 나왔다.

한국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201홈런을 친 좌타 거포 김재환과 6년 연속 타율 3할 이상을 찍은 다재다능한 우타 외야수 박건우는 단숨에 팀 전력을 끌어올릴 만한 FA로 꼽혔다.

두산은 “둘의 잔류 계약을 추진하겠다”고 의욕을 보였지만, 박건우를 향한 타 구단의 관심이 컸고 몸값도 상승했다.

두산 관계자는 “박건우의 시장가가 우리의 예상보다 높았다”고 씁쓸해했다.

박건우와의 이별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박건우는 허경민, 정수빈과 함께 ‘두산의 견고한 야구’를 상징하는 1990년생 트리오 중 한 명이었다.

두산은 지난해 FA 전쟁 속에서도 허경민, 정수빈과 장기 계약을 했다.

허경민과 정수빈은 여러 차례 “박건우도 팀에 남았으면 한다”고 바랐지만, 박건우는 ‘더 좋은 조건’을 내민 NC행을 택했다.

‘두산에 당장 필요한 선수는 장타력을 갖춘 김재환’이라는 내부 평가도 박건우의 NC행에 영향을 끼쳤다. 두산은 김재환과의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두산은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2015년부터 올해까지, 7년 연속 KS에 진출했다.

하지만, 꾸준한 FA 이탈로 인한 전력 손실은 막지 못했다. 2021년 정규시즌에서는 김태형 감독 부임 후 가장 낮은 승률 0.522(71승 8무 65패)를 찍었다.

황금세대의 연이은 이탈로, 두산 왕조도 저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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