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미래는 우수한 인적 자원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인재 선발에 올바르고 공정한 절차와 제도 도입에 관심이 높은 것도 기업 경쟁력 원천이기 때문이다. 과거 전통적이고 획일적인 방법을 떠나 채용 기법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 중이다. 블라인드면접, 인턴사원제, 산학장학제, 채용내정제 등 새로운 기술 적용에 망설이지 않는 것이다.

채용기법의 다변화에서도 이력서는 여전히 구직 성공을 향한 첫번째 단추이다. 일단 지원한 이력서가 통과돼야 다음 면접 절차 단계로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취업생과 경력중단자 등이 요절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손에서 놓지 못한 이력서가 비좁은 죽음의 공간에 쓸쓸히 남아있는 뉴스가 안타까운 것은 같은 질감의 아픔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단순한 이력서에서 역량이력서로 옮겨가는 추세이다. 역량이력서는 그동안 성취와 강점, 직무역량 등 모든 것을 이야기 형태로 담아내야 돼 별도 교육이 이뤄질 정도다. 인사담당자들은 정서적 사회적 요소를 고려하긴 하나 전공 내지 전문성에 집중해 판단하므로 이 부분을 강조해 써야 구직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기업 인사부서에서 이력서를 후속 평가 준거로 많이 의존하는 만큼 일일이 내용 증빙서류를 첨부하지 않아도 신뢰도는 높다. 이력서 맨 하단 ‘위 내용은 사실과 틀림없음’에 작성자가 서명하는 것도 진실성 확보를 위한 조치다. 이력서를 허위로 기재한 경우 업체는 고용 취소, 해고 등 노동자에게 가혹할 정도로 책임을 물리고 있다. 심지어 대학 졸업자가 고졸로 적어도 같은 처벌을 할 수 있어 몇 번이고 확인하는 것이 이력서이다.

대통령 선거 운동 과정에서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이력서 스캔들’이 터져 나왔다. 어느 분야보다 전문성이 강조되는 대학 교원 채용과정에서 반복된 것으로 불거졌다. 수원여자대학교를 비롯해 관련 대학은 채용 과정을 긴급히 확인해 명명백백 밝혀야 해소될 사안이다. 눈물 젖은 빵만큼이나 한숨 섞인 이력서를 작성해야 했던, 하고있는 많은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박미현 논설실장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