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주문진·동해 천곡 등 해안
통발 낚싯줄 얽혀 안전사고 우려
현행법상 단속 난항 ‘속수무책’

▲ 강릉시 강동면 안인 해안가 갯바위에 겨울철 산란기를 맞은 도루묵을 잡기위한 통발이 어지럽게 설치돼 있다.
▲ 강릉시 강동면 안인 해안가 갯바위에 겨울철 산란기를 맞은 도루묵을 잡기위한 통발이 어지럽게 설치돼 있다.

겨울철 도루묵 산란기를 맞아 동해안 해안가 도처에서 무분별한 통발 포획이 성행하고 있으나 현장단속이 어려워 몸살을 앓고 있다.

해안가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강릉 주문진 소돌과 강동면 안인, 동해시 천곡 등 해안지역 갯바위와 항포구 곳곳에 통발이 어지럽게 설치되고 있다. 매년 11∼12월, 산란기를 맞아 바닷가로 떼지어 나오는 도루묵을 잡기 위한 것이다. 통발 등의 어구를 이용하면, 전문 어업인이 아니더라도 짧게는 1∼2시간, 길게는 반나절이면 수십에서 수백마리의 도루묵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해안가 갯바위에 통발 낚싯줄이 그물 처럼 어지럽게 얽혀있는 모습을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다. 또 주로 캄캄한 야간에 갯바위와 항포구 등에서 작업이 이뤄지는 특성상 안전사고 우려도 높은 실정이다.

그러나 통발 어법의 특성상 도루묵 낚시꾼들이 현장에 머무는 일이 거의 없는데다 현행법 체계상의 맹점 때문에 현장 단속은 매우 어렵다. 수산자원관리법에서는 비어업인의 경우 1개의 통발(외통발)만 사용하면 수산자원 포획이 가능하다.

낚시꾼 이모(58)씨는 “낮에 잠깐 통발을 설치하고 자정 무렵 걷어 올리면 몇 십마리의 도루묵을 잡을 수 있다”며 “이맘때면 비전문가들도 수두룩하게 통발을 1개 이상 설치해두기 때문에 통발 낚시 전면 금지를 하지 않는 이상 단속이 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동해시 한섬해변 인근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A씨는 “산란기 도루묵에게 통발은 수초로 인식돼 암컷들은 안으로 들어와 알을 낳게 되고, 수컷은 그 위에 수정을 하는데 그 사이 포획되는 것”이라며 “이런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포획행위로 인해 어자원이 감소되고 지역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단속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단속을 펼치고 있지만 대부분 통발을 설치한 뒤 장시간 후에 다시 오기 때문에 현장 단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세훈·이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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