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명 고성주재 취재부장
▲ 이동명 고성주재 취재부장

‘간성현은 본래 고구려의 수성군 일명 가라홀이다’라고 삼국사기 지리(사진)에 기록돼 있다. 1998년 12월 발행된 고성군지(구판 보정판)도 ‘간성군은 고구려의 수성군이며 또 다른 이름으로는 가라홀(加羅忽)이라고도 했다. 이후 신라 경덕왕 때 수성군으로 고쳤다’며 간성의 고구려 때 옛 지명이 ‘가라홀’이었다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

현재의 고성군은 옛 간성군과 고성군을 아우른 지역이다. 고구려 장수왕 시기 남하정책의 영향으로 삼국사기 지리의 강원도 지방 고을 기사를 보면 고구려 때 내력부터 적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구판 군지는 ‘고성군의 경우 신라 경덕왕 때 고친 이름으로 원래는 고구려의 ‘달홀’이었다’고 했다. 여기서의 고성과 달홀은 북한 고성을 일컫는 명칭이다. 2020년 7월 나온 ‘고성군지’에서는 ‘고성군은 본래 고구려의 수성군이다. 다른 이름으로 달홀과 가라홀이라고도 하였다. 신라시대 수성군으로 고쳤으며 고려시대 고성군이 되었다’라고 적어 명확한 지명유래를 알 수 없게 만들어 놓았다.

예부터 간성과 고성은 다른 고장이었다. 때론 합쳤고 때론 분리됐다. 현재 고성군의 영역은 조선시대 간성군의 영역과 일치한다. 남한의 고성군에는 ‘고성’이 없다. 고성까지 몇 ㎞가 남았는지 알려주는 도로의 이정표에는 ‘고성(간성)’이라고 일관되게 적어 간성이 군청 소재지임을 알리고 있다. 여기에 관동팔경의 경우도 간성 청간정, 고성 삼일포로 두 지역의 명소가 구분된다.

최근 간성읍내에 공원과 문화·복지시설이 생겼는데 명칭을 달홀공원, 달홀문화센터, 달홀목욕탕이라고 했다. 관계자들은 명명 이유로 ‘달홀’이 고성의 옛 지명이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고구려 다례를 시연하면서 행사명을 ‘달홀 다례 시연’이라고 붙였다.

간성의 옛 지명인 ‘가라홀’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명확히 간성과는 다른 고장인 북한 고성의 옛 지명이 간성의 주요시설과 문화행사 등의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행스럽게도 간성의 옛 지명인 ‘수성’을 사용한 최대 향토축제인 ‘수성문화제’가 주민과 국민들에게 간성의 옛 지명을 각인시키고 있다. 또한 간성향교가 지역의 정체성을 확고히 지키고 있다. 고성군민들이 ‘금강산 고성’을 지켜가는 것에 대해서는 적극 지지를 보내지만, 간성의 정체성을 살려나가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향후 생겨날 간성지역 시설과 명소에 ‘가라홀’이라는 명칭이 붙어 고성군청 소재지인 간성의 역사를 기억하고 가치를 지켜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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