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근배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정근배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깨끗하지 않은 공기(담배, 유해물질)가 우리 몸에 유입되면 기도 내에 염증이 생긴다. 이로 인해 기도는 약해지고 폐포는 탄력을 잃는다. 호흡곤란, 기침, 가래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폐기능이 저하된다. 이 현상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만성폐쇄폐질환(COPD)이라고 한다.

암, 뇌, 심질환 다음으로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질환이지만 아직 낯선 질환이다. 숨이 점점 차서 일상생활이 힘들어지고 한번 발생하게 되면 완전하게 정상으로 돌아갈 수 없는 병이기 때문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며 꾸준히 치료를 하고 관리를 해준다면 질병의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고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전체 만성폐쇄폐질환 환자의 약 80~90%가 흡연에 의해 발생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흡연 이외에 여러 요인들과 환경 요인들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지고 있다. 또한 직업성 노출 물질들(유기물, 무기물, 화학물질, 가스나 매연)에 주기적으로 노출되거나 환기가 되지 않는 주거지에서 조리와 난방으로 사용하는 유기물의 연소로 발생하는 실내 공기 오염도 질환 발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단 과정에서 폐기능 검사는 필수적이며 폐기능 검사에서 기관지가 좁아져 있는 소견을 확인한다. 가슴 X선 검사, 가슴컴퓨터단층촬영(CT)은 만성폐쇄폐질환 진단에 반드시 필요한 검사는 아니나 진단이 분명하지 않을 때 감별진단을 하거나 동반 질환을 찾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치료를 위해서는 금연이 필수다. 예방과 질환의 진행 속도를 감소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약물의 경우 현재의 증상을 개선하고 2차적으로 발생하는 합병증을 예방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기관지 확장제 등이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약제도 폐기능이 장기간에 걸쳐 계속 약화되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 호흡재활 치료와 산소 치료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호흡재활 프로그램은 증상을 완화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며 기간이 길수록 효과적이다. 심한 만성 폐쇄폐질환 환자 중 저산소증이 기준보다 심한 경우 장기간 산소 치료가 도움이 된다. 고령의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들은 감염 발생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독감 및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추천한다.

보통 만성폐쇄성폐질환 진단 이후 평균 기대 여명이 일반 인구집단보다 약 8년 정도 짧아 예후가 나쁜 질병이지만 자연경과는 환자마다 매우 광범위하고 다양해 개별 환자마다 경과를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 경과가 나쁜 예후인자로는 동반질환, 고령, 남성, 흡연, 낮은 체질량지수, 심한 호흡곤란, 높은 산소요구량, 낮은 기저 폐기능, 폐기능의 빠른 악화, 급성악화 등이 있다. 관련이 있는 동반질환으로는 폐동맥고혈압, 폐기종, 위식도역류질환 등이 있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