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진 한국폴리텍Ⅲ대학 춘천캠퍼스 미디어 콘텐츠과 교수
▲ 정현진 한국폴리텍Ⅲ대학 춘천캠퍼스 미디어 콘텐츠과 교수

최근 메타버스가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 플랫폼의 발전과 대중화로 인해 급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메타버스가 내재해야 할 콘텐츠는 현저히 부족하다고 평가되는 실정이다. 물론, 현재 비대면 상담, 홍보, 교육, 행사, 체험 분야 등 다양한 서비스들이 성공적으로 평가받으며 성과를 낸 사례를 살펴보면 메타버스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함을 충분히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메타버스의 물리적·기능적 예시일 뿐 콘텐츠에 관한 내용이나 예술적 측면의 성과로 보기는 어렵다. 메타버스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 우리는 이러한 ‘무엇을 담았는가’의 문제에 더욱 무게를 실을 필요가 있다.

일례로 3D 영상기술이 전 세계적 대중화에 성공한 것, 그에 이어 곧 사라지게 된 일련의 과정을 말할 수 있다. 초기 3D 영상기술은 놀이공원과 같은 레저공간에 어트랙션의 형태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대체로 스토리가 갖추어진 내러티브적 영상의 모습을 띠고 있었으나, 그 자체로는 영화, 영상 등속의 예술로 인정받지 못하고 단순한 놀이, 게임으로만 치부됐다.

그러나 영화 ‘아바타’(2009)의 흥행으로 3D 영상기술의 높은 기술력과 가능성이 대중에게 선보였고, 이에 따라 3D 영상기술은 영화제작 현장, 극장상영 시스템 등 영화계 전반의 다각적 변화를 가져왔다. 또 방송콘텐츠나 TV 디스플레이 기술에서도 3D 기술을 접목하는 시도들이 나타났다. 그러나 이렇게 우후죽순 발전의 양상을 거듭함도 잠시, 3D 제작 현장에서는 질 높은 영상의 요구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제작 기간과 그에 따른 제작비 상승 등 근본적인 문제들이 불거지기 시작했고, 대중 역시 3D 영상 장시간 관람시 느끼는 멀미나 물리적 불쾌감을 호소하며 서서히 외면하게 되는 등의 불편함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3D 영상은 대중의 열광을 불러일으켰던 이전의 획기적인 기술이 아니게 되어 버렸다.

이제 메타버스는 제반 분야에서 적재적소에 배치 가능한 유형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수용하려는 사용자들의 과제 앞에 서 있다. 이에 따라 우리는 메타버스를 단순히 플랫폼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어떠한 콘텐츠와 이야기를 담을 것인지를 더욱 집중해서 봐야 한다.

메타버스의 현주소는 앞서 설명한 3D 영상기술의 발걸음 단계 중 초기 모습과 비슷한 행보를 보인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수용 등 일련의 과정에서 메타버스는 3D 기술이 그러했던 것처럼 오락, 유희적 성격을 강하게 보이나, 동시에 ‘소통’이라는 그 어떤 매체도 갖지 못했던 강점을 가지고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이를 가속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기술뿐 아니라 그 안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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