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가족·친구·지인과 많은 약속했지만
코로나19 불청객으로 지키지 못한 경우 많아
올해는 대선·지선 후보들의 약속 반드시 지키길

권혜민 원주본사 기자
권혜민 원주본사 기자

2022년 새해가 밝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월의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이맘때 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19는 여전히 우리 곁을 떠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 팬데믹 때문일까. ‘연말이 가기 전에 한번 만나자’, ‘새해가 되면 꼭 보자’며 지인들과 했던 약속은 결국 해를 넘겨 생각 속에만 차곡차곡 쌓여 간다. 작년 말 쇠약해진 할머니를 요양원에 모시고 ‘자주 뵈러 가겠다’고 한 약속, ‘엄마 더 나이 드시기 전 여행가자’고 한 약속, 그리고 서울에 있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 ‘서울이든, 원주든 어디서든 만나 술 한잔 기울이자’고 한 약속들. 돌이켜보니 나는 가족, 친구, 지인과 많은 약속을 했지만 그만큼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도 많았다. 여기에는 코로나19라는 불청객이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위드코로나 전환으로 일상회복을 조금이나마 기대했지만 상황은 시시각각 변해 당장 일주일 앞 상황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이 때문에 약속을 쉽게 하는 것도, 지키는 것도 어려운 시기가 계속되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약속뿐만 아니라 새해 다짐했던 나 자신과의 약속도 그렇다. 집, 회사밖에 모르던 친구가 확진되거나, 건너 건너 아는 지인이 확진됐다는 소식을 들으니 코로나19가 내 생활반경을 침범하고 있음이 체감된다. 그래서 점점 ‘만나서 따뜻한 밥 한 끼 하자’는 약속도 쉽게 내뱉지 못하는 것 아닐까. 물론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지켜지지 않을 것 같은 가벼운 약속들도 생겨난다. 예컨대 ‘코로나 끝나면 한 번 봐요’ 같은 약속이다. 상황이 언제 나아질지 모르는데 말이다.

책임감이 뒤따르는 무거운 약속들도 있다. 오는 3월과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6월 제7회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공약이다. 시민을 위한, 지역발전을 위한 공약이 쏟아질 것은 불 보듯 뻔한데 ‘과연 지킬까?’라는 의구심이 드는 것은 왜일까? 국민과 시민의 선택을 받은 이는 자신이 한 무거운 약속을 반드시 지키길. 그리고 내 생각 속 쌓여있는 약속들도 새해에는 꼭 지킬 수 있기를.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의 해가 찾아왔다. 어린 시절 책을 통해 접한 호랑이는 강인함과 용맹의 상징이었다. 조상들은 호랑이를 액운을 쫓고 복을 가져다주는 수호신으로 여겨왔다고 한다. 올해 호랑이의 기운으로 코로나19와 액운이 물러가고, 예전 같이 자유롭게 약속을 잡고, 이를 쉽게 지킬 수 있는 일상을 되찾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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