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여가원 강원여성포럼 및 연구
집 근처 이용기관 없다 30.2% 집계
돌봄 원인 경력단절 남녀격차 여전

▲ 최근 진행된 강원여성포럼 현장.
▲ 최근 진행된 강원여성포럼 현장.

코로나19 장기화로 초등학생 돌봄을 위한 지역사회 부담이 늘고 있지만 강원도내 기존 돌봄 공적서비스 이용률은 23.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여성가족연구원(원장 서미경)이 최근 발표한 최근 조사 결과인데 초등돌봄 서비스 수요·공급의 균형이 맞지 않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도여가원이 ‘지역협력형 아동돌봄, 포스트코로나 시대 새로운 대안’을 주제로 연 올해 첫 강원여성포럼에서 전현수 도여가원 책임연구원은 이같은 통계를 포함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 이후 드러난 돌봄 사각지대 실태 파악을 위해 진행한 이번 연구를 보면 도내 초등학생 7만 3478명(2020년 기준) 중 공적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는 1만 7003명으로 23.1%에 머물렀다. 특히 시지역 이용률은 17.8%로 군지역(43.0%)보다 훨씬 낮았다.

초등학교 돌봄을 위한 공적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아이가 원치않아서’가 21.0%로 가장 많았고 ‘이용자격이 되지 않아서’(17.6%), ‘서비스가 있는지 몰라서’(12.8%) 등이 뒤를 이었다. 이용 아동이 선호하는 프로그램 개발과 이용자격 확대와 서비스 홍보 등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초등돌봄 서비스와 기관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 역시 ‘집 근처에 이용할만한 기관이 없다’는 대답이 30.2%로 가장 많았다. 또 ‘이용 자격 및 조건 까다로움’(23.5%), ‘원하는 시간대 이용불가능’(14.8%) 등으로 나타났다. 전현수 연구원은 “현 초등돌봄 정책은 이용 대상자별 특성과 사업별로 다양하게 나눠져 있으나 이용자 입장에서는 복잡하고 분절적이라는 점이 한계”라며 “시·군지역과 학년, 경제수준, 가구 형태 등에 따라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남녀 부양자가 느끼는 돌봄부담 격차도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초등학교 아동 주 양육자 178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돌봄 때문에 직장을 그만둘 의향’을 물었을 때 남성 답변자의 절반 이상인 53.3%는 ‘전혀 없다’고 답했다. 반면 여성은 같은 대답을 한 비율이 36.4%로 집계, 남녀 차이가 매우 컸다. 같은 질문에서 ‘(돌봄 때문에 직장을) 그만둘 생각을 갖고 있다’는 대답 역시 여성(14.9%)이 남성(6.6%)보다 훨씬 많았다.

정유선 도의원의 주재로 이어진 토론에서도 현장 목소리가 쏟아졌다. 유민수 도교육청 장학사는 “원주, 춘천, 강릉 등 인구 증가 지역에는 돌봄 수요가 더욱 늘고 있지만 학교에서 그 모든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학교가 돌봄 주체가 되는 가운데 지자체와 지역사회 내 안전한 공간마련과 프로그램 제공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임성희 원주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도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돌봄교실을 운영하면서 학부모가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장소 확충을 위한 협력이 필수라고 느꼈다”고 밝혔다.

세 아이의 학부모인 김소리 홍천 영귀미돌봄센터 마을교사는 “아이 돌봄문제에서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할지 모르는 상황이 되면 자기 탓을 하는 것이 한국 워킹맘의 현주소”라며 “마을이 함께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돌봄공간이 지역과 두루 연계되고, 지역 어르신도 참여하는 관계 형성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선미 춘천마더센터 이사장은 “돌봄사각지대는 대부분 맞벌이 가구에 초점이 맞춰져있지만 전업주부와 1인 생계부양자 가족, 한부모 가정, 조손가정 등도 많다”며 다양한 가족 형태를 고려한 돌봄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도여가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강원도 온종일 돌봄 전달체계 개편안과 지역 유휴시설 등을 활용한 마을자치형 돌봄교육 공동체 모형 안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여진·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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