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주현 정선주재 취재국장
▲ 유주현 정선주재 취재국장

정원(庭園)은 단순히 집의 뜰이나 동산·못 등의 공간을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정원의 역사는 건축이 건축답게 지어지기 시작한 시기로 미뤄볼 때 적어도 삼국시대부터 발달하기 시작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삼국사기를 보면 고구려 시조 동명성왕 6년에 신령스러운 공작이 궁정에 모여들었다는 기록으로 미뤄 궁궐 건축에 이미 정원이 조성됐음을 알 수 있다. 또 유리왕 22년에는 왕이 정사를 돌보지 않고 사냥만 한다고 직언한 신하를 관원(官園)으로 좌천시켰다는 기록도 있다. 그만큼 정원의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양에서 정원의 의미는 단순히 건축물의 부가적인 꾸밈새가 아니라 그 시대의 역사와 정치, 사회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정원에 아름다움을 배가시키기 위한 조각상, 울타리, 키우는 화초 등 모두 시대상과 그 당시 중요하게 생각하던 가치를 담고 있다.

갑자기 정원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의아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최근 정선지역 최대 화두가 바로 정원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선군민 주도로 2018 동계올림픽 알파인경기장이 열린 가리왕산 일원을 국가정원(國家庭園)으로 조성해 국가에서 관리해 줄 것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국가정원이란 말 자체가 도민들에게는 생소한 단어일 수밖에 없다. 국가정원의 개념은 지난 2015년 ‘수목원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이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면서 등장했다. 수목원 정원법 제4조에서 국가가 조성하고 운영하는 정원을 국가정원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국가정원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면적 및 구성, 조직 및 인력, 편의시설, 운영실적 등에서 일정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고, 산림청장이 해당 지자체 단체장과 협의해 국가정원으로 지정해 관리할 수 있다.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 정원관리를 위한 국비가 지원되고, 운영은 정원이 소재한 지자체가 운영권을 갖는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순천만국가정원과 태화강국가정원 두곳 뿐이다.

정선군은 올림픽 문화유산과 가리왕산 자연유산을 결합한 정원경제를 통해 관광산업 전환과 폐광 지역 신성장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가리왕산 올림픽 국가정원 조성에 나섰다. 정부도 2025년까지 제2차 정원진흥기본계획을 통해 정원 문화 확산에 나서면서 중부 내륙권 산림형 국가정원 추진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정선군은 동계올림픽 알파인경기장 시설인 곤돌라 시설을 활용한 올림픽 유산, K컬처의 융합 콘텐츠인 아리랑 문화유산, 석탄산업 국가경제적 의의와 현재적 의미 계승인 석탄광업 산업유산, 가리왕산 일대의 청정 자연과 심신치유 산림 환경 조성을 통한 가리왕산 산림생태 자연유산 등 정선 4대 유산을 융복합한 웰니스 관광경제 정원도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를 통해 산림청과 산림자원의 생산적 복원을 통한 협력관계 구축으로 백두대간 태백산맥의 한줄기인 가리왕산에 제1호 산림형 국가정원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산림형 국가정원은 백두대간 내 최대의 자원인 산림자원 활용을 통한 지역 경쟁력 강화와 경제 활성화를 위한 국가균형발전 차원과 산림자원의 사회적가치 증진이라는 국가정원 기본 취지에도 부합하고 있다.

평화올림픽 유산 가리왕산 올림픽 국가정원은 정선의 새로운 그린오션이 될 것이다. 국가정원과 곤돌라 시설을 활용한 관광 산업으로 지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하고, 정선지역 각 관광지들과 연계된 다양한 상품 개발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란 선순환 경제구조를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6·1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지역발전의 적임자라고 자처하는 출마자들은 가리왕산 올림픽 문화유산을 어떻게 보존하고 활용해 나갈지 미래 청사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고민 없는 지역발전이란 말은 사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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