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 남자가 담 넘어 옆집 백목련에

넋이 나간 걸 안 날

울안에 남아있던 한 송이 자목련 툭, 졌다

천지간에 핀 꽃들 허공중에 길을 잃고

저문 바람에 위태롭다

오진 욕을 먹는다 해도

꽃이 지는 슬픔을 감출 수 있으랴

자꾸 꾸역꾸역 눈물 나누나

오직 북쪽을 향해서만 핀다는 저 하얀 꽃

숭고한 사랑이라 말하지 마라

비양심이라고 귀싸대기를 갈기니

늦은 참회로 또 늦게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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