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한 마을 독특한 풍습
다른 사람에게 은혜 받았다면
그날 밤 그 집 마당에 무릎꿇고
밤새 고마움 가슴에 새겨

박인필 월드비전 강원사업본부장
박인필 월드비전 강원사업본부장

치열한 삶 속에 강퍅해진 마음이 지배해져 가고 있던 중, 2020년 1월 20일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로 사람과의 소통에서 멀어졌습니다. 죽음의 두려움과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고립과 통제의 세계로 발걸음을 옮겨온 지 어느덧 2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2022년 4월 일평균 10만여 명이 확진되고 있지만, 다시금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한 바이러스와의 전쟁 속에 아직 두려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계속되는 크고 작은 산불로 국내외의 평화로움보다 두렵고 힘든 상황을 느끼게 합니다.

예수님이 고난을 이겨내시고 다시금 세상의 빛과 사랑, 희망을 전하기 위한 부활절이 이달에 있었습니다. 십자가를 짊어지고 예수님을 세상에 다시 세운 이유는 하나님으로부터 단절된 세상을 다시금 연결시켜 주기 위한 결단이셨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큰 은혜와 감사함을 잊고 살아갑니다.

우리의 예배는 따뜻한 봄과 같이 하나님의 단절된 영혼을 이어주는 사건이 되고, 따뜻한 세상의 연대를 경험하는 밑거름이 됩니다. 과거의 모습을 기억하게 하고 현재에 감동과 위로를 주며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예배입니다.

아프리카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는 고마움을 표현하는 독특한 풍습이 있습니다. 이 마을의 주민은 다른 사람에게 은혜를 받았다면 그날 밤 그 집 마당에 무릎을 꿇고 조용히 머리를 숙여 밤새 앉아있어야 합니다. 비가 와도 움직이지 않고 꼬박 비를 맞으며 은혜 베푼 사람의 고마움을 가슴에 새기는 것입니다.

6·25 전쟁을 겪은 대한민국은 폐허 속 구호의 손길을 기다리며 받았던 은혜와 고마움이 있었지만, 지나간 긴 시간 속에 점점 잊혀 가고 있습니다.

2016년 118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춘천의 대형교회에 화재가 있었을 때도 다시금 회복시키고 아름다운 공동체의 복원을 위해 미자립교회도 모두가 하나가 되는 지난 일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 그 기억들은 점차 희미해지고 잊혀 가고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과 힘든 회복의 시간 속에 외로운 이들이 두려움 없이 나아와 ‘함께’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 작은 도움이라도 그 은혜와 감사함을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를 위해 강원도 지역에서 교계를 초월해 18개 시·군에서 헌신하시는 열정적인 목사님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잠자던 생명이 꿈틀꿈틀 살아나는 따스한 계절인 봄. 받은 은혜를 기억하며 희망의 새싹을 키우기 위한 발걸음을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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