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484건, 전년비 24%↓
부모·가정내 학대 비중은 증가
“비대면 수업 영향 신고 어려워
코로나19로 사각지대 커진 것”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을 기준으로 강원지역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줄었으나 아동복지 전문가들은 이를 더 위험한 신호로 보고 있다.

강원도민일보가 오는 5일 어린이날 100주년을 앞두고 강원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 4곳(강원도·강원동부·서부·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의 2017∼2020년 ‘강원권역 연간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19년까지 크게 늘었던 도내 아동학대신고 건수는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2020년 급감했다. 2017년 1333건, 2018년 1537건, 2019년 1970건이었으나 2020년 1484건으로 전년보다 24.7%(486건) 줄었다.

그러나 실제 아동학대가 줄어든 것으로 판단하면 안된다는 것이 아동복지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오히려 공교육 비대면 수업 등에 따라 학대 징후 파악이 어려워지면서 사각지대가 커진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체 신고가 줄어든 반면 부모와 가정 내 학대비중은 늘었다. 2020년 학대 판정사례(1146건) 중 72.6%(830건)의 가해자가 친부모였다. 친인척(6.4%)·계부모(3.0%)를 합치면 가정내 학대가 82.0%에 달한다. 2019년 학대판정 1521건 중 부모(친·양·계부모)의 가해 비중은 68.2%(1039건)였다. 학대 장소도 ‘아동내 가정’이 2020년 81.0%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73.0%)보다 높았다.

가정 양육시간이 길어진 팬데믹 기간 성인 가족의 ‘코로나 블루’가 아동학대로 이어지고 있지만, 수면 아래 머물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아동학대 신고의 큰 비중을 차지해 온 학교 교사들의 비대면 수업도 신고 감소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도내 한 초등학교 교사 A(27)씨는 “비대면 수업 기간 학생이 놓인 상황이나 가정환경 파악이 어려워 공교육 차원의 학대 증후 포착 기회가 절대적으로 줄었다”고 했다.

부모학대는 가정 방문 없이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일선 기관들도 어려움을 겪었다. 박수재 강원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담당팀장은 “신고 가정에 가보면 피해자 뿐 아니라 형제들도 피해자이거나, 가정 내 가해자가 여럿인 경우도 발견되는데 학대 가정을 지속 방문해야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기간 아동학대 현황을 면밀히 파악,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예방 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된다. 황동혁 도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관리팀장은 “학대가 가정에서 일어나도 결국 원가정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많다”며 “부모 대상 예방교육이 가장 절실하다”고 했다. 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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