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태백문화원 주관으로 개천절 태백산 천제단 일원에서 봉행한  태백산 천제모습.
▲ 지난해 태백문화원 주관으로 개천절 태백산 천제단 일원에서 봉행한 태백산 천제모습.

민족의 영산인 강원 태백산 정상에 있는 천왕단과 장군단, 하단 등에 철제 안전펜스를 설치하는 사업이 추진되자 지역 문화계 원로가 ‘“천제단의 지정 가치를 모르는 한숨나는 행정”이라며 자치단체의 문화행정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서 보존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태백시는 지난 2019년 태백산 정상에 있는 장군단 붕괴에 이어 지난해에는 천왕단이 무너지는 등 국가민속문화재인 태백산 천제단에서 잇따라 붕괴사고가 발생한 뒤 긴급보수 공사를 위해 기단부를 해체하면서 기단을 이루는 암석 사이에서 동전과 명함 등 각종 이물질을 발견했다.

태백시는 이들 이물질이 천제단 붕괴의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추가 붕괴와 방문객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문화재청에 예산을 신청해 사업비 1억 8000만원(국비 70%, 도비 15%, 시비 15%)을 들여 안전펜스를 설치하기로 하고 지난 3월 실시용역에 들어갔다.

▲ 지난해 태백문화원 주관으로 개천절 태백산 천제단 일원에서 봉행한  태백산 천제모습.
▲ 지난해 태백문화원 주관으로 개천절 태백산 천제단 일원에서 봉행한 태백산 천제모습.

태백시는 다음달 중 실시 용역을 마치면 공사에 들어가 오는 10월 전 펜스 설치사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역 향토사학자인 김강산씨는 자치단체의 행정편의주의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김깅산씨는 “태백산 천제단을 지난 1991년 10월23일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할 때 보호·보전에 방점을 둔 사적(史蹟)대신 민속자료(民俗資料)로 한 것은 누구나 참배하고 출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안전펜스가 이같은 존재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천제단의 이같은 지정 이유조차 모르고 (방문객의 출입을 막는) 펜스를 설치하려는 태백시의 문화행정에 대해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태백에서는 태백문화원 주관으로 매년 10월 3일(개천절) 천왕단 일원에서 천제를 봉행하고 있으며 올해는 신라 일성왕의 천제행렬 재연 등을 통해 천제를 전국 규모의 행사로 키운다는 계획으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안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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